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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홍준표 "떼로 공격"…'집안단속' 김성태 "공격자제"

선관위 과태료 부과 방침에 "돈 없다" 대응도 도마위에

(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2018-05-02 16:36 송고 | 2018-05-02 17:42 최종수정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와 김성태 원내대표가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부산 필승결의대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5.1/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와 김성태 원내대표가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부산 필승결의대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5.1/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북핵해법 다르다고 떼로 공격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을 놓고 "위장 평화쇼" 또는 "주사파들의 숨의 합의"라며 연일 고강도 비판을 쏟아내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페이스북에 적은 말이다.
홍 대표는 "북의 노동신문, 남의 어용언론, 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일부 잔박(잔류 친박)들까지 뭉쳐 나를 헐뜯고 비난하고 있다"며 "제1야당 대표가 자기들과 의견이 다르다고 남북이 하이에나처럼 떼지어 달려들어 물어뜯는 사례가 단 한번이라도 있었나. 그만큼 내 의견이 맞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적었다.

홍 대표가 당 안팎으로 공격을 받으며 사면초가에 놓인 형국이다. 설상가상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과태료 부과를 놓고 "돈이 없으니 잡아가라"고 한 발언마저 공격받으며 수세에 몰린 모양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공개석상에서 "홍 대표에 대한 지나친 인신공격은 자제해 달라"며 집안단속에 나섰다.

6·13지방선거를 한달여 앞두고 홍 대표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거친 발언을 쏟아내자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속도 동시에 타들어가고 있다. 한국당 후보들은 정당 지지율 50%대에 육박하는 여당 후보들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는 처지다.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당의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라는 슬로건에 대해 "국민의 보편적 인식과 거리가 멀다. 한국당 선거 슬로건을 다시 만들자"며 당의 입장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도 전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남북정상회담을 '위장평화쇼'라고 깎아내린 홍 대표를 향해 "평화의 문제는 여야, 보수·진보가 따로 없다. 홍 대표가 너무 나갔다"고 일침을 가했다.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홍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국민은 아랑곳 않고 그들만의 세상에 갇혀 자기 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쓴소리했다.

현 정부를 친북좌파로 규정한 홍 대표의 거친 표현이 나올 때마다 선거를 뛰어야 하는 출마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폭주하던 북한의 독재자를 대화의 장에 끌어낸 것은 잘한 일"이라며 한발 후퇴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 원내대표는 일부 후보자들이 당의 남북정상회담 평가와 배치하는 움직임이 나오는 것에 대해 "크게 통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경남도지사 예비후보가 2일 오후 경남 창원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남도당 필승결의대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5.2/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경남도지사 예비후보가 2일 오후 경남 창원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남도당 필승결의대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5.2/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홍 대표의 과태료 관련 발언도 도마위에 올랐다. 중앙선관위는 최근 홍 대표가 여의도연구소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지방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했다는 이유로 과태료 2000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 등을 통해 "야당 대표에게 입 다물고 선거하라는 협박과 다름없다" "돈 없으니 잡아가라고 했다"며 비판했다. 이를 두고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수준 낮은 발언을 넘어 시정잡배나 할 '배째라 식' 대응은 법치를 무시한 무법자의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이제는 선관위에서 부과한 과태료에도 '돈없으니 잡아가라'고 한다"며 "법조인으로서 할 말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당안팎에서 홍 대표를 향한 비난이 계속되자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홍 대표 주장에 대해 "남북정상회담에서 핵폐기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빠져있기 때문에 또 앞으로 있을 미·북정상회담에서 완전한 핵폐기를 바라는 국민들 입장을 완고하고 강고하게 대변한 그런 입장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공당 대표를 놓고 '낮술을 했느냐' '덜 떨어진 소리'라고 한 원색적인 인신공격은 스스로의 품격을 생각해서라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과 미군철수 등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홍 대표가 남북정상회담을 비판하는 것은 핵심지지층 결속을 위한 일종의 전략일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처음부터 세게 나갔던 홍 대표는 한쪽 기조를 밀고 나가야 하는데, 전날 남북정상회담을 칭찬하며 말을 바꾼 모습은 일종의 전략실패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pjy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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