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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 어떻게 하라고"…취객에 맞은 여소방대원 끝내 숨져

취객 구조활동 중 맞아 뇌출혈 증상으로 1일 세상 떠나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18-05-02 08:41 송고 | 2018-05-02 18:34 최종수정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2일 오후 전북 전주시 대송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강연희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후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강 소방위는 구조하던 취객에게 폭행당한 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져 숨졌다. (행정안전부 제공) 2018.5.2/뉴스1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2일 오후 전북 전주시 대송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강연희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후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강 소방위는 구조하던 취객에게 폭행당한 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져 숨졌다. (행정안전부 제공) 2018.5.2/뉴스1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구조 활동을 나갔다가 취객 윤모씨(48·남)에게 폭언과 주먹질을 당한 뒤 끝내 뇌출혈 증상으로 쓰러져 세상을 떠난 소방구급대원 강모씨(51·여)의 동료들은 말을 잇지 못했다.

강씨는 지난달 2일 취객 윤씨를 구조해서 구급차를 통해 후송하다가 머리 등을 수차례 주먹으로 맞았다. 윤씨는 앞서 구급차 안에서 구급대원 박모씨(33·남)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때리는 등 인사불성이었다.

강씨는 이후 구토와 경련 등 뇌출혈 증세를 보이다 지난달 24일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고, 1일 끝내 숨을 거뒀다.

강씨의 빈소가 마련된 전주 대송장례식장을 찾은 동료들은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강씨와 갑작스럽게 이별을 하게 된 가족들의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조화를 보내고, 많은 조문객들이 장례식장을 찾았지만 떠난 고인의 빈자리는 허전하게만 느껴졌다.

강씨는 1999년 소방관으로 임용된 뒤 19년째 구급, 구조활동 현장을 누볐던 '현장 전문가'였다. 그의 동갑내기 남편 최모씨(51)도 현재 김제소방서에서 화재 진압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소방관이다.

'소방관 부부'의 슬하에는 초등학교 5학년, 고교 1학년인 두 아들(11·16세)이 있어 안타까움은 더 컸다. '금방 털고 일어나겠지'라고 생각했던 동료들도 강씨와의 작별이 믿어지지 않는 표정이었다.

강씨의 동료들은 "응급구조사라는 자부심이 굉장히 강한 분이었다. 현장에서도 매사에 적극적이셨는데 너무너무 안타깝다"고 슬퍼했다.

강씨는 19년 동안 2000명이 넘는 구조활동에 참여하고 심장소생술자격증도 취득하는 등 누구보다 바쁘게 현장을 뛰었지만, 이번에 불의의 사고로 인해 세상을 떠나게 됐다.

빈소에는 많은 조문객들이 발걸음을 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를 하늘로 떠나보낸 남편 최씨에게는 위로가 되지 못했다. 최씨는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깊은 충격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강씨가)뇌출혈로 쓰러지셨다가 1일 새벽에 갑자기 상태가 악화돼 돌아가신 것이라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한 동료는 "최근에 동네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만나서 이야기도 나눴는데, 이제 볼 수 없다니…"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충격에 빠진 최씨를 대신해 강씨의 오빠와 두 아들이 상주 역할을 하며 빈소를 지키고 있다. 두 아들은 담담한 표정 속에서도 어머니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눈물을 쏟아냈다.

전북소방본부는 "직무를 다하다 목숨을 잃은 강씨에 대해 순직 처리하고, 소방경으로 1계급 특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결식은 3일 오전 10시 익산소방서 차고에서 익산소방서장장(葬)으로 진행된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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