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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역풍'…한국당 의원·지방선거 후보들 '洪 앓이'

의원들도 의원총회서 "동의할 수 없다" 목소리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 잇따라 비토…洪은 정면돌파 의지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전형민 기자 | 2018-05-01 18:16 송고 | 2018-05-01 21:16 최종수정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4·27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두고 연일 '위장평화 쇼'라고 주장하는 등 비판의 강도를 올리는 가운데 당 내부에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기류가 확산하는 조짐이다.
앞서 홍 대표는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위기의 원인을 미국을 비롯한 외부에 돌리고 '우리 민족끼리'라는 허황된 주장에 동조한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저와 자유한국당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언급하는 등 페이스북과 공개 석상에서 연일 남북정상회담으로 조성된 긍정 여론을 질타하고 있다.

이를 두고 당 바깥에서는 물론, 당 내부에서도 홍 대표 발언의 수위가 다소 지나쳤던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홍 대표의 기자회견이 열린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는 김성태 원내대표 주재로 의원총회가 열렸는데,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이 "홍 대표의 주장이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했던 한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무조건 (비준 동의등을) 반대할 문제만은 아니라고 한 의원들이 있었다"며 "과거 비준 동의 사례를 가지고 나와 설명한 의원도 있었고, 우리가 무조건 '된다, 안 된다'만 이야기할 게 아니라 좀 따져볼 건 따져가며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의 4선 중진인 정우택 전 원내대표는 1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같은 당내의 기류에 대해 "(홍 대표가) 조금 '오버했다'는 생각들은 갖고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전 원내대표는 "정상회담을 완전히 '위장'이라고 치부해 버리기보다는 한 번의 회담으로 성급함을 가져선 안 된다는 가르침으로 이야기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회담의 의미에 대해 조금 더 전향적인 표현으로 정부를 한 수 가르치며 말했으면 좋았을 텐데, 회담을 부인하는 이야기를 하니 오히려 반감이 생기는 것 아니겠느냐"고 아쉬움을 밝혔다.

당장 지방선거를 눈앞에 둔 후보들은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연달아 홍 대표와 다른 목소리를 내거나 홍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인천시장 후보 공천을 받은 유정복 현 인천시장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당 지도부는 정신 차리고 국민의 언어로 말하라"고 직격했다.

유 시장은 "나는 인천시장으로서 오직 시정에만 전념하며 일체의 정치적 발언을 자제해 왔다"며 "그러나 지금 위기에 처해 있는 대한민국의 정치상황을 지켜만 볼 수는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홍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며 "국민은 아랑곳 않고 그들만의 세상에 갇혀 자기 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남북정상회담 관련 무책임한 발언으로 국민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몰상식한 발언이 당을 더 어렵게 만들어가고 있다"며 "당 지도부는 정신차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경기도지사 재선에 도전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교류 협력을 위해 다양하고 진일보한 합의가 이뤄진 것을 의미있게 평가한다. 문재인 대통령님, 수고하셨다"고 밝혔다.

김태호 경남도지사 후보도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남북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 완전한 비핵화가 없이는 완전한 평화도 없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문재인 대통령도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진행상황을 잘 설명해 달라. 야당도 무조건 비판만 하지 말고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위한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초당적으로 협력할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홍 대표는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도출된 '판문점 선언'을 두고 '남북회담 쇼'라며 비난 발언을 멈추지 않고 있어 논란을 정면돌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이날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한국당 6·13 지방선거 부산필승결의대회'를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판문점 선언의 내용은) '한반도 비핵화' 라는 것이지 북핵폐기가 아니지 않나. 그걸 들고 환호하는 언론이나 여론이나 내가 보기엔 딱하다"며 "세번에 걸친 '남북회담 쇼'가 과연 대한민국에 남겨줄 것이 뭐냐"고 주장했다.


hm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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