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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다고 생각도 안했어요"…근로자의 날 택배기사들

(강릉=뉴스1) 최석환 기자 | 2018-05-01 17:23 송고
근로자의 날인 1일 강원 강릉시의 한 택배회사에서 택배 기사들이 쉴 틈 없이 일하고 있다.2018.5.1/뉴스1 © News1 박하림 기자
근로자의 날인 1일 강원 강릉시의 한 택배회사에서 택배 기사들이 쉴 틈 없이 일하고 있다.2018.5.1/뉴스1 © News1 박하림 기자

“근로자의 날이요? 쉰다고 생각도 안했어요”
5월1일 근로자의 날. 이날은 노동자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각국 노동자자들이 연대의식을 다지는 날이다.

하지만 강원 강릉시의 한 택배회사에서 택배기사로 일하는 김모씨(44)에게는 어제와 똑같이 택배를 나르는 날일뿐이다.

김씨는 누가 봐도 노동자이지만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의미하는 특수고용노동자로 형식상 사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특수고용노동자는 보험설계사, 학습지교사, 퀵서비스 배달기사, 대리운전자, 택배기사 등 형식상 '사업자'로 분류되는 노동자다. 현행법은 이들을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중간단계로 보고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지 않는다.
이에 김씨는 오전 6시부터 출근해 하루 종일 배정받은 택배를 쉴 틈 없이 배달할 뿐이다. 김씨가 근로자의 날에 대해서 아예 모르는 건 아니지만 매년 똑같이 일해 왔기에 무덤덤하다.

김씨는 “근로자의 날이요? 오늘이 근로자의 날 인건 알지만 어차피 쉬어본 적이 없으니까 쉰다는 생각도 안했다”며 “배달할 양이 별로 없으면 오후 8시면 퇴근하지만 오늘이 또 일이 가장 많은 화요일이다. 일찍 퇴근하긴 글렀다”고 말했다.

작업장에는 강릉 전역으로 배달될 크고 작은 택배들이 가득차 있었다.

택배 기사들은 빠르게 배달하기 위해 택배차에 택배를 실고 있었다.

이들은 오전 7시30분까지 출근해 한 사람당 하루 200~300개의 택배를 배달한다. 배달 양이 많으면 새벽까지 배달해야 퇴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이날이 법적으로 쉴 수 있는 날이라 해도 일한다고 말한다.

이모씨(50)는 “사실 근로자의 날에 쉬는 사람들이 부럽다는 생각도 안든다. 하루 쉬면 내 일거리가 쌓이는 건데 쉴 생각이 안 든다”며 “진짜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것 같다”고 말하며 묵묵히 택배를 차에 실었다.

한편 근로자의 날은 지난 1963년 노동절에서 이름이 바꿨다. 당시에는 3월10일이었지만 1994년부터 5월1일로 공식적인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gwb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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