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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中 왕이 외교부장 급거 방북...그래도 북중관계 복원 난망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8-05-01 15:32 송고 | 2018-05-01 22:29 최종수정
신화통신 갈무리
신화통신 갈무리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중국은 화들짝 놀랐다.

남북한이 미국과 종전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소외될 것을 우려한 중국이 왕이 외교부장을 북한에 급파하기로 한 것이다. 왕 부장은 2일부터 3일까지 북한을 방문한다. 중국이 외교부장을 북한에 파견하는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중국이 외교부장을 부랴부랴 북한에 파견한 이유는 지난달 27일 남북정상이 “종전협상을 추진하기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는 발표 때문이다.

중국이 놀란 것은 바로 남북미 3자 회담이다. 중국을 제치고 남북미가 합의해 종전을 선언하면 중국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완전히 배제된다.

중국은 휴전협정 당사자이기 때문에 종전협상 과정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정전협정 서명 당사자가 마크 클라크 유엔군 총사령관, 김일성 북한군 최고사령관, 펑더화이(彭德懷)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관이었다.

중국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종전협정과 이후 진행될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이 배제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왕 부장이 임무를 완수하고 귀국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북중관계가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것은 2012년 1월이다. 김 위원장은 집권 후 방중을 못하다가 최근에야 중국을 방문할 수 있었다.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자 북한의 의도가 무언지를 알기 위해 시진핑 주석이 직접 부른 것이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최상의 의전을 베풀었다.

북중정상회담은 양측 모두가 필요했다. 중국은 북한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했고, 북한은 미국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우리의 뒤에 중국이 있다는 사실을 미국에게 환기하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정상회담으로 북중관계가 완벽하게 복원되지는 않을 것이다. 김 위원장의 방북 전 북중관계는 한국전 이래 최악이었다. 한국전 당시 중국은 ‘순망치한(脣亡齒寒,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이라며 인민군을 파견했다. 이후 북중은 최상의 관계를 이어갔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북중관계는 크게 틀어 졌다. 중국이 친중파의 우두머리인 장성택을 통해 김정남을 후계자로 밀었기 때문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 친중파와 자주파가 치열한 권력다툼을 벌였다. 김 위원장은 장성택을 숙청하고, 장성택과 중국의 보호를 받던 김정남이 살해됐다. 이는 북한의 자주파가 친중파에 완승했음을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이후 친중라인은 완전히 제거되고, 자주파가 정권을 확고하게 틀어쥐고 있다.

자주파에게 중국의 말은 거의 먹히지 않는다. 최악의 경우, 자주파가 중국 대신 미국을 선택할 수도 있다. 만약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북한이 친미로 돌아선다면 중국의 코밑에 친미정권이 들어서는 것이다. 

국제관계에서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 북한이 만약 친미로 선회한다면 중국은 입술을 잃어버릴 것이다. 입술을 잃으면 이가 시리다. 중국은 지금 다급할 수밖에 없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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