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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장 폐기, 콘크리트 봉인?…입구봉쇄만으론 '부족'

갱도 내부·설계도도 공개해야 '불신' 잠재워
풍계리 일대 지반 함몰…폭파 방식에 우려도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18-04-30 18:41 송고 | 2018-04-30 22:59 최종수정
이미선 지진화산센터장이 3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7.9.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미선 지진화산센터장이 3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7.9.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북한이 5월 중 전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겠다고 밝히면서 어떤 방식으로 폐기하고 어느 범위까지 공개할지 주목된다. 
이번 핵실험장 폐쇄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는 상징적인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폐기 방식과 공개 범위에 따라서 그 진정성을 가늠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갱도 내부·설계도도 공개해야 

현재까지 북한이 핵실험장 폐기 관련 밝힌 것은 5월 중 실행할 것이라는 것과 현장에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초청해 이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는 정도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려면 핵실험장 폐쇄 때 초청한 한미 전문가들에게 폐기 모습만 공개할 게 아니라 갱도 내부나 설계도까지 보여주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위원은 "전문가들이 갱도 내부를 직접 봐야 북한의 핵무기와 핵실험이 어느 수준에 도달했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며 "이를 알아야 효과적인 폭파 방법을 판단할 수 있고 또 추후 비핵화 검증 과정에서 이를 참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입구를 봉쇄하는 것만 공개해서는 지난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때처럼 이벤트성이라는 비판을 이번에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최근 '평양의 명령만 내려지면 핵실험에 쓰일 수 있는' 상태로 평가했던 3번, 4번 갱도에 대한 폐쇄와 검증이 철저히 이뤄져야 의미 있는 조치로 평가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이번에 폐기하는 풍계리 핵실험장에는 1차 핵실험을 했던 1번 갱도와, 그 외 2~6차 핵실험을 했던 2번 갱도, 그리고 핵실험을 한번도 하지 않은 3번과 4번 갱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1번 갱도는 1차 핵실험으로 무너져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2번 갱도는 여러차례 핵실험으로 지반이 약해져 붕괴 조짐이 있고 3번 갱도는 언제든지 핵실험이 가능하고 4번 갱도는 최근 굴착공사를 재개한 것으로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 시설보다 더 큰 두 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한 것도 3번과 4번 갱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풍계리 일대 지반 함몰…폭파 방식에 우려도  

핵실험장 폐쇄 방법도 관심사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방법은 폭약으로 갱도를 폭파한 뒤 재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콘크리트로 입구를 봉쇄하는 것이다. 

하지만 풍계리 핵실험장의 경우 지난해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주변 지반이 함몰되는 2차 붕괴가 일어나면서 일대가 방사능에 오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폭파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서균열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한번도 쓰지 않은 갱도(3번, 4번)는 봉인하면 되지만 5차례 핵실험을 한 북쪽(2번) 갱도는 봉인하기 전에 방사성 물질을 다 씻어내는 등 단계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그러지 않고 막아버리면 2차, 3차 방사선 피폭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번 갱도는 이번 핵실험장 폐쇄 공개 때 입구를 폭파해 완전히 봉인하기보다 콘크리트로 막는 등 임시 조치를 취한 뒤 추후 한미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단계적으로 완전 봉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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