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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나라 통째로 넘기겠나' 슬로건에 반발 기류

당 안팎서 '반성·혁신 없는 시대착오적 색깔론' 비판
난감한 후보자들…"쓰지말까" 고민도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2018-04-29 07:00 송고
지난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지방선거 필승 슬로건 및 로고송 발표식 모습.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지난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지방선거 필승 슬로건 및 로고송 발표식 모습.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자유한국당의 6·13 지방선거 슬로건인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를 두고 당 안팎에서 의미와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준표 당 대표는 지난 25일 "'나라를 통째로 북에 넘기겠습니까, 나라를 통째로 좌파들에게 넘기겠습니까, 지방까지 통째로 좌파들에게 넘기겠습니까'가 우리 지방선거 구호"라며 "중앙정부를 좌파에 넘기고 지방정부까지 통째로 넘기겠냐고 국민에게 물어보자"고 밝혔다.

또 "이것을 색깔론으로 몰고 가면 그때는 정말로 희망없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의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에서는 이번 슬로건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당의 책임과 반성 대신, 전형적인 색깔론으로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담긴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당은 지난해 7월부터 혁신위원회를 가동시키고 '신보수주의 혁명'을 일으키겠다고 자처했지만, 막상 인재영입에 어려움을 겪자 '경륜'을 앞세워 익숙한 인물들을 전진배치 하면서 이를 두고도 '돌고 돌아 올드보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국 당 한편에서는 '올드보이'들과 함께 또다시 '낡은 색깔론'으로 선거를 치르려 한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들린다.

한국당의 슬로건 공개 직후 당 바깥으로부터도 공격이 이어졌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5일 현안 브리핑에서 한국당의 슬로건에 대해 "사상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에 무한 책임 있는 한국당이 할 말이냐"며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작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살리는 정책선거는 뒷전이고 흑색선전을 통해 지방선거를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려는 것"이라며 "더 이상 국민들 뒷목 잡는 흑색선전 중단하고 이제라도 이성을 되찾으라"고 지적했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같은날 논평에서 "오로지 극우 콘크리트 지지층만 바라보며 색깔론에 집착하는 제1야당의 모습이 안쓰럽다"며 "정치를 통째로 망치겠느냐"고 비꼬았다.

이 같은 분위기에 가장 난감한 것은 당장 이 슬로건으로 선거에 나서야 하는 예비후보자들이다.

한국당 소속으로 수도권 지역 출마를 앞둔 한 후보 측 관계자는 28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수도권의 유권자들이 이 슬로건에 얼마나 동의할지 모르겠다"며 "우리는 (슬로건을) 안 쓰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hm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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