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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평양 회담도 성사될까…'평양의 박원순'은 누구?

평양직할시 인민위원회, 지자체 격…차희림 위원장
실질 권한은 김수길 평양시 당위원회 위원장 관측도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2018-04-29 08:00 송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월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남북 태권도 시범단 환영만찬에서 남북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월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남북 태권도 시범단 환영만찬에서 남북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뉴스1

11년 만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이 성황리에 마무리되면서 서울과 평양간 도시외교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방북하게 되면 북한의 협상 파트너는 누가 될까.

북한에는 '평양시장'이라는 직책이 따로 없다. 다만 한국의 지방자치단체 격인 인민위원회가 있다. 현재 평양직할시 인민위원회 위원장은 차희림(65)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9일 "서울-평양 도시교류 10대 과제를 준비하면서 파악한 바에 따르면 평양시장격은 인민위원회 위원장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민위원회가 명목상 행정기관이지만 북한은 1인 집권체제로 중앙당의 '영도'를 받기 때문에 실질적인 평양시장 역할은 평양직할시 당위원회의 김수길 위원장(68)이 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당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 서울지부'라면 인민위원회는 '서울시의회'인 셈"이라며 "공산주의 체제에서 인민위원회는 당위원회의 지도노선을 따라가는 구조로 평양시장은 당위원장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서울-평양 도시교류를 준비해 왔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서울시 남북교류협력위원장을 맡아 대동강 수질개선과 평양의 상하수도 개량사업, 교통신호 시스템 등 대중교통 운영체계, 경평축구 부활과 전국체전 100주년 평양 초청 등 10대 과제를 마련했다. 

남북정상회담이 성공 개최되면서 서울시가 준비해 온 평양과의 도시교류도 논의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 시장은 최근 CBS라디오 전화 인터뷰를 통해 "중앙정부가 길을 터주면, 긴밀한 관계를 만들어내는 것은 도시"라며 "남북정상회담이 끝나고 나면 서울-평양 회담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지방행정은 중앙의 정책방향을 전달하고 계획경제를 집행하는 보조적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어 정치·행정적 자율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방분권이 비교적 명확한 한국과 달리 북한이 도시 간 교류에 적극 나서려면 중앙당 지도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박 시장은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해 서울에서 열린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하며 최휘 북한 국가체육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과 직접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72년 만의 경평축구 부활 등 문화·체육교류 방안을 논의했고, 당시 리 위원장은 "박 시장은 이미 초청돼 있다. 언제든 오셔도 된다"고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임도빈 교수는 "북한은 1인 집권체제로 중앙당에서 수용하면 그대로 가는 것"이라며 "도시교류 활성화를 위해서는 당 지도부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임동원 전 장관이 이번 남북정상회담 지원단장을 맡아 북한 고위층과 잇따라 접촉한 만큼 도시 차원의 남북교류도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시 관계자는 "임 전 장관이 중간에서 많은 역할을 해준 것으로 안다"며 "그동안 지자체는 남북교류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없었는데 정상회담 이후 통일부와 어떻게 풀어나갈지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unoo5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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