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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로드맵 완성, 엘리엇 뒷심 빠지나(종합)

기업가치 제고에 방점 둔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는 주주이익 위해 자사주 소각 결정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2018-04-27 17:42 송고 | 2018-04-27 18:31 최종수정
 그래픽=최진모 디자이너© News1
 그래픽=최진모 디자이너© News1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관련 후속 로드맵이 완성됐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기업가치 제고에 방점을 뒀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서 배제된 현대차는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회삿돈으로 지분가치를 띄워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겠다는 의미다.

이로써 주주와 이해관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정당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겠다던 현대차그룹 계획의 퍼즐이 맞춰졌다. 순환출자 고리해소에 필요한 자금부담은 대주주가 지고 기업 및 주주가치는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27일 현대차와 현대글로비스는 각각 9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각 결정 및 2025년 매출 40조원 달성 목표를 발표했다.

모두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린 후속절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순환출자 해소방안을 발표하기 전부터 계열사별로 주주·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대주주 즉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계열사가 보유 중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직접 사들여 순환출자 구조 고리를 끊겠다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후속 로드맵은 현대모비스가 먼저 제시했다. 일각에서 사업 분할에 따른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현대모비스부터 중·장기 경영전략 발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인수·합병(M&A) 및 미래차 개발전략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막대한 연구개발비용이 투입되는 자율주행 기술개발은 전통적인 체계로는 대응할 수 없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데 분사는 미래차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서 필요한 조치라는 게 현대모비스 설명이다.

대신 그룹 역점 사업인 자율주행 부문에 집중해 덩치와 내실을 키운다는 게 현대모비스 전략이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다 미래차 시장 성장세가 무서워 목표 달성에 큰 문제는 없다는 분석이다.

이어 현대차는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주이익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2014년 이후부터 이뤄진 주주권익 제고 방안의 일환이기도 하다.

순환출자 고리 해소방침을 확정하기 전부터 자사주 소각 등 주주에 이익을 돌려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 제안과 무관하게 이미 주주권익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소각 대상은 총 854만주, 9000억원 규모다.

마지막 퍼즐은 현대모비스 사업을 넘겨받는 현대글로비스가 맞췄다. 2025년 매출목표를 40조원으로 잡은 이 회사는 기존 물류·해운에 모듈 조립과 AS 사업을 접목해 몸집을 키워나가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완성차 운송 후 AS부품을 공급하고 조립된 모듈을 다시 차량 제조업체에 납품하는 식이다. 완성된 차량은 현대글로비스가 운송하는데 이같은 사업 방식은 선순환 구조를 갖추고 있어 막대한 현금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생산 과정 전반의 네트워크를 책임지는 이른바 글로벌 공급망 관리자(SCM)로서의 프리미엄이다.

주력 계열사들이 연이어 후속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현대차그룹 흔들기에 나섰던 엘리엇매니지먼트(엘리엇) 공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은 그동안 지배구조 개편방안에 주주가 배제됐다는 논리로 압박 수위를 높였으나 앞으로는 같은 방식으로 공격하기 어려워졌다. 주주와 이해관계자 모두의 입장을 고려한 지배구조 개편방안에 투기자본이 끼어들 여지는 많지 않다.

더욱이 엘리엇이 보유 중인 현대차그룹 3사(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지분율도 미미한 수준이다. 실제 기대하는 내용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협상에 나서는 투기자본 전략이 먹히려면 유의미한 지분을 확보해야한다. 엘리엇이 선택할 수 있는 공격카드가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부터 계열사 별로 주주추천 사외이사제를 도입하는 등 주주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고민해왔다"며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대주주가 직접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기업과 주주가치를 끌어올리는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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