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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당해서"…'농약 고등어탕' 피의자 범행 시인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2018-04-27 08:51 송고 | 2018-04-27 09:22 최종수정
지난 21일 농약 고등어 탕 사건이 발샌한 경북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구만1리 마을 공동 취사장에 모습.2018.4.27/뉴스1© News1 최창호 기자
지난 21일 농약 고등어 탕 사건이 발샌한 경북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구만1리 마을 공동 취사장에 모습.2018.4.27/뉴스1© News1 최창호 기자


지난 21일 조용한 어촌 마을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농약 고등어탕 사건은 주민들로부터 왕따를 당한 것에 화를 참지 못하고 저지른 범행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경북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마을수산물 축제 때 점심으로 제공할 고등어 탕에 농약 살충제인 엘산을 투입한 남구 호미곶면 구만 1리 전 마을부녀회장을 지낸 A씨(68)를 살인미수혐의로 구속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3년간 이 마을 부녀회장직을 맡아왔지만 새로 선출된 부녀회장과 사이가 벌어졌고 마을 행사를 앞두고도 음식을 준비하는 자리에 초대받지 못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엘산 약 30㎖를 넣었다"고 시인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1~22일 이틀간 마을 앞 항구에서 열리는 수산물축제 때 마을 노인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기 부녀회원들이 전날 저녁 마을공동취사장에 만들어 놓은 대형 솥 두 곳 중 한곳에 농약인 엘산을 몰래 넣은 것이다.

고등어탕에 투입된 '엘산'은 보통 독성으로 약효보증기간이 2년이지만 사람이 먹을 경우 사망률이 12%이상 되는 독성 물질이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공동 취사장 부근 CCTV와 주변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 블랙박스를 확보하고 범행 당일인 21일 오전 4시쯤 공동취사장 주변을 서성이던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긴급 체포, 범행을 추궁한 끝에 "부녀회장 등이 나를 왕따 시키는 등 무시하는 것 같아 화를 참지 못하고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특히 범행 직후 A씨가 공동취사장과 약 100m정도 떨어진 항구에서 범행에 사용했던 도구를 소각하는 장면이 마을 주민에게 발각되면서 결정적 단서가 되기도 했다.

경찰은 A씨 집에 대한 압수영장을 발부받아 농약이 들어있던 각종 용기를 수거한 후 국과수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고 고등어 탕에 남아있던 성분과 수거한 농약병에 있던 성분이 살충제 엘산과 동일한 성분임이 확인되면서 범행 전모가 드러났다.

또한 경찰은 신속한 초등수사로 범행 10시간만에 용의자를 특정,긴급 체포하면서 마을 민심을 수습했다.

마을 주민 Y씨(79)등은 "경찰이 신속하게 범인을 잡지 못했으면 마을 인심은 극도로 나빠졌을 것이다.같은 마을에 사는 주민이 범인으로 밝혀져 가슴이 아프지만 범인이 잡혀 주민들 모두 안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마을 앞 항구에서는 매년 4월마다 1박 2일 일정으로 수산물 축제가 열리고 있다. 축제는 범인이 조기에 검거되면서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지난 22일 폐막됐다.


choi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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