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박수경 듀오정보 대표 "비혼‧저출산, 미래 불안감 때문…과시 문화도 한몫"

[인터뷰]"SNS 등 과시, 상대적 박탈감…결혼 저하 한 요인"
"결혼 적령기 없어…공부, 경험, 노력 필요한 일"

(서울=뉴스1) 곽선미 기자, 대담=서명훈 산업2부장 | 2018-04-29 08:00 송고
박수경 듀오정보 대표이사. (사진제공=듀오정보) © News1
박수경 듀오정보 대표이사. (사진제공=듀오정보) © News1

"결혼을 하지 않고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입니다. 여기에 결혼식이나 육아 장면이 SNS를 통해 공개가되면서 느끼는 박탈감도 한 원인으로 생각합니다."

결혼정보업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듀오정보 박수경 대표이사의 말이다. 지금 젊은이들은 취업난과 월급으로는 도저히 살 수 없는 집값의 무게에 짖눌려 있다. 여기에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문화까지 더해져 결혼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화려한 호텔에서의 결혼식, 수백만원짜리 유모차 등 자신이 SNS를 통해 접한 것들을 실현할 수 없다면 아예 고개를 돌려버린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청년들을 향해 "그런 세태에서 한발짝 물러나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성찰해야 한다"며 "SNS를 통해 이런 것들을 과시하는 행위를 질타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는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박 대표이사는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듀오본사에서 진행된 <뉴스1>과의 대담에서 결혼율 감소 이유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박 대표이사는 "요즘은 SNS 등에 데이트 장소, 결혼 장소, 신혼여행지까지 사진을 올리곤 한다"며 "남들에게 보여주기에 만족스러운 결혼이 되길 원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아예 하지 않겠다는 사례들이 있다"고 말했다.

'3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를 넘어 'N포 세대'(숫자를 정하지 않고 여러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세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결혼은 '능력'의 다른 말이 된지 오래다. 지난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 혼인·이혼 통계' 발표를 보면 지난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따지는 조혼인율은 5.2건으로 1970년 통계작성 이후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결혼은 갈수록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결혼 기피 현상은 비단 젊은이들의 탓만은 아니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몇해전부터 TV를 통해 '아빠의 독박육아'나 '부부의 실생활' 등을 담아낸 방송이 전파를 타면서 결혼율·출산율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방송의 상업화는 상대적 박탈감과 과시 문화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았다. 

박 대표이사는 "주변에서 실제 만난 신혼 부부들을 보면 결혼에 대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가 많은데 이런 부분은 잘 알려지지 않고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부분이 부각되고 있는 것도 사회적인 문제"라고도 지적했다. 베이비붐 세대(1955년) 이후 물질적 풍요를 경험한 젊은이들이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에 쉽게 수긍하지 못하는 점도 결혼 저하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혼 적령기 없어…내가 원하는 때가 적기"

결혼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심고자 젊은이들을 수시로 만난다는 박 대표이사는 '인생은 타이밍', '결혼에는 적령기가 있다'라는 표현에 대해 "절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결혼을 하면 반드시 포기하거나 얻는 부분이 생기는데 이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예컨대 30대 초반의 남성인 'A'라는 사람이 결혼 후 자유분방한 삶과 거리를 두고 가정 중심으로 삶을 꾸리는 데 대해 '포기'나 '희생'이라고 여긴다면 그에게 지금은 적령기가 아니다. 하지만 같은 나이의 'B'라는 사람이 가정이라는 울타리와 안정성을 '얻는 것'으로 판단하고 지금이 적기라고 받아들인다면 그에게는 30대 초반이 적령기일 수 있다는 얘기다.

결혼은 개인의 삶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고 장기 플랜이기에 '공부'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내놓았다. 박 대표이사는 "내가 무엇을 포기하고 얻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함께 경험과 공부도 필요하다"며 "다양한 직업과 개인의 성향 등을 감안하면 그저 과거처럼 운명을 기다린다는 막연함보다는 적극적으로 나와 맞는 평생의 짝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대가 변화해 결혼이 '필수사항'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제도일 수 있으므로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결혼정보업체에 문을 두드리는 분들 중 상당수가 20·30대 평범한 사회인, 어찌보면 선남선녀라고 할 수 있는 분들입니다. 연애나 결혼이 막연하게 어렵다고 느낀다면 노하우가 쌓인 전문가들의 도움을 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박수경 듀오정보 대표이사. (사진제공=듀오정보) © News1
박수경 듀오정보 대표이사. (사진제공=듀오정보) © News1

◇등급표? '낭설'…"만남 주선해 주지만 결혼은 당사자 몫"

결혼율이 감소하면 결혼정보업의 시장파이도 줄어들지 않을까. 그러나 박 대표이사에 따르면 결혼정보업은 갈수록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결혼정보업에 대한 거부감으로 의존도가 높지 않았던 반면 결혼 자체가 어려운 일이 되면서 오히려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박 대표이사가 취임한 2014년 5월 2만여명 수준이던 듀오 회원수는 현재 3만5000여명으로 불어났다. 다만 한때 유행한 소개팅앱은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던 듀오에게 다소 위협적 존재로 다가오기도 했다.

박 대표이사는 "소개팅앱의 경우 돈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 만남을 가질 수 있다는 부분에서 초기에 획기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그러나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상대에 대해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를 찾는 일이 오히려 많아졌다"고 전했다.

업계1위를 수성하고 있는 듀오에 가입하는 이들의 성혼율에 대해 박 대표이사는 "가입후 결혼까지 몇년이 걸리는 사람이 있고 빨리 하는 경우도 있어 집계가 쉽지 않다"면서도 "혼인 성사율은 매우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거기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혼정보업체에 대한 일반적인 선입견은 '사랑'이 아닌 '조건'을 보고 상대를 결정한다는 점이다. 이른바 결혼을 계량화·등급화한다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그는 "학력과 부모의 재산 등을 놓고 등급을 매긴다는 추측이 있는데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며 "컴퓨터 매칭 프로그램에 개인에 대한 160여가지의 정보를 준 다음 매칭시 성공률을 산출해 상대를 선정, 매칭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과거 회자됐던 등급표나 점수표 같은 것은 와전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매칭률 99%가 나와도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감정이 통하지 않으면 막상 관계가 진전되지 않더라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매칭이 성공하더라도 즉각 결혼하는 게 아니라 1년은 물론 4~5년씩 연애 후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때문에 듀오는 개개인의 사전 정보보다 소개팅 이후 서로에 대한 호감도(피드백 점수)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호감도가 높은 이들이 결혼에 '골인'할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박 대표이사는 "결혼에 성공하지 못하는 이들은 10가지 요구조건 중 어떤 것도 포기할 수 없다고 하는 이들이 많다. 문제는 연이은 실패 후 자존감이 떨어져 한 가지만 만족해도 갑자기 결혼을 하겠다고 나서는 경우"라며 "그런 선택을 하기 보다는 절반만 만족스러워도 만나볼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가장 좋은 비결은 바로 본인이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이런 마음가짐은 피드백 점수를 높이는 지름길이기도 하다고 박 대표이사는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결혼은 남는 장사'라고 설명했다. 아직 한국의 경우 '가족' 만큼 자신을 돌봐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박수경 듀오정보 대표이사. (사진제공=듀오정보) © News1
박수경 듀오정보 대표이사. (사진제공=듀오정보) © News1

◇박수경 대표이사는 누구?

박 대표이사는 전문경영인으로 2014년부터 5월부터 듀오에 합류했으며 올해로 만4년을 맞았다.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가정관리학을 전공한 뒤 동대학원에서 박사를 받았고 아모레퍼시픽에서 최연소 여성 임원으로 오르기도 했다. 여성CEO로서 세계여성이사협회(WCD Korea)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며 대통령 직속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미래기획분과 민간위원으로 저출산 문제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는 저출산과 인구절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회가 아이를 키운다'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결혼이 저출산을 해결할 선행 과제라는 점에서 결혼정보업체 등록시 소득공제 등의 방안도 있을 수 있다고 제시했다.

박 대표이사는 "주변에서 듀오가 하는 일이 결국 대한민국이 잘되는 길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보람된다"고 언급했다. 듀오는 지난 2014년 연매출 340억원을 달성한 이후 300억원대에 머물러 있지만 올해는 그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게 박 대표이사의 전망이다. 한편 1995년 문을 연 듀오는 1999년 사업 다각화 등을 이유로 듀오정보로 사명을 변경했다. 결혼은 물론 재혼, 웨딩, 듀오라이프컨설팅 등 사업을 진행 중이다. 박 대표이사는 '실버 커뮤니티', 상담서비스의 유료화 등 사업 다각화를 꿈꾸고 있다.


gsm@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