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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항소포기 배경은…법리 대신 '정치투쟁'

'징역 24년' 피고인의 항소포기는 이례적
'사면' 목적인 듯…실제 가능성은 불투명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18-04-16 18:03 송고 | 2018-04-16 21:53 최종수정
박근혜 전 대통령 © News1 송원영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66)이 징역 24년이라는 1심 판단에 대한 항소를 포기했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임한 태도로 미뤄볼 때 1심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법리적 다툼 대신 정치적 투쟁을 선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에 항소포기서를 제출했다.

피고인의 형제·자매는 피고인을 위해 항소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지난 13일 박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항소를 했지만, 이날 박 전 대통령이 항소를 포기한다는 뜻을 명확하게 밝히면서 이 항소는 효력을 잃게 됐다.

징역 24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이 '억울한 게 없다'며 항소를 포기한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법리적으로 다투는 건 더 이상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1심 재판에서 나온 수많은 범죄 정황·증거들로 박 전 대통령은 혐의 18개 중 16개가 유죄로 인정됐다. 항소심에서 극적으로 뒤집혀 무죄 또는 집행유예를 받는 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씨(62)와 뇌물수수 공범관계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과는 뇌물을 주고받은 동전의 양면관계다. 어느 한쪽이 유죄인데 어느 한쪽은 무죄로 판단되기 어려운 만큼 항소심에 임한다고 해도 이들 재판에 영향을 받아 유죄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은 법리적 다툼 대신 법정 밖에서 정치적 투쟁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그는 지난해 10월16일 '재판 보이콧'을 선언하며 1심 재판을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이라 규정한 바 있다.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이 이런 정치적 투쟁을 통해 사면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1심에서 각각 사형·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특별사면을 받아 구속된 지 2년여 만에 석방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태극기'로 상징되는 열성 지지자가 다수 있다. 그가 정치적 투쟁을 지속하고 그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지속될 경우, 정치권이 '국민통합'을 위해 사면을 논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보복' 주장에 의한 사면은 결국 국민 여론에 기대야 하는데 만만치 않다. 전·노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당시엔 '급격한 경제성장 등 임기 중에 이룬 업적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이와 비교할 수 있을 만한 치적이 없다. 오히려 '세월호 7시간'으로 상징되는 국정운영의 무능과 '비선실세'로 인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된 수치스러운 대통령이라는 인식이 더욱 강하다.

이렇게 여론도 좋지 않고 정치적 명분도 부족한 상황에서 문재인정부가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검토하는 건 힘들다는 분석이다. 무리하게 사면을 추진하면 후폭풍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경제계 인사나 공직자 등에 대해 특별사면을 하지 않겠다고 공약한 것도 박 전 대통령에게는 불리한 점이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