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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승 고지·단독 3위' 한화, 2006년과 2015년 갈림길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2018-04-16 06:00 송고
승리를 자축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 선수들. /뉴스1 DB© News1 주기철 기자
승리를 자축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 선수들. /뉴스1 DB© News1 주기철 기자

한화 이글스가 시즌 초반 기대 이상으로 선전 중이다. 짧은 시간 안에 10승 고지를 밟으며 단독 3위에 올랐다.
한화는 지난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서 7-4로 승리했다.

2연승과 함께 이번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마친 한화는 시즌 10승(8패)을 기록하며 4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18경기만의 10승이다. 이는 김인식 감독 시절이던 2006년 이후 한화의 최소 경기 10승 기록이다. 2006년에도 한화는 18경기에서 10승(8패)을 올렸다.

개막 후 10경기 이상을 치른 시점에서 단독 3위에 오른 것도 오랜만이다. 2015년 5월2일 이후 1079일만. 당시 한화는 김성근 감독의 부임 첫 시즌으로 초반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10승과 3위. 올 시즌 한화의 비교 대상이 된 두 가지 과거 기록은 전혀 다른 결과로 마무리됐다. 2006년 한화는 정규리그 3위에 오른 뒤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2015년 한화는 후반기 급격한 부진에 빠지며 6위로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 한화는 2006년의 영광을 재현할 수도, 2015년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아직 시즌 성적을 예측하기에는 너무나 이른 시점이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 현재 분위기를 잘 이어가 11년만의 포스트시즌에 오르는 것이 한화의 당면 과제다.

기대 이상으로 잘 싸우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한용덕 감독은 당장의 성적보다 미래에 초점을 맞췄다. FA 시장은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유망주 육성과 내부 결속에 힘을 쏟았다.

그러자 오히려 좋은 성적이 나고 있다. 이는 2006년과 비슷한 상황이다. 당시도 한화는 강한 전력이 아니었다. 2005년 4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했지만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을 정도로 전력 여기저기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2006년 한화가 준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생각지도 못한 선수가 전력에 보탬이 됐기 때문이다. 신인왕과 MVP를 동시 석권한 류현진(현재 LA 다저스)이 그 주인공이다.

올 시즌도 한화에는 서균과 박상원, 박주홍 등 외부에서는 거의 기대를 하지 않았던 투수들이 불펜의 주축으로 우뚝 섰다.

5년차 사이드암 서균은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00에 4홀드를 수확했다. 2년차 우완 박상원은 9경기에서 3홀드(ERA 3.00), 신인 박주홍도 평균자책점은 6.75로 높은 편이지만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쏠쏠한 보탬이 되고 있다.

새 외국인 선수 제라드 호잉의 맹타도 한화의 선전을 설명하면서 빼놓을 수 없다. 호잉은 타율 0.397(3위) 6홈런(공동 2위) 19타점(4위) 15득점(공동 7위) 안타 25개(공동 5위) 장타율 0.778(1위) 출루율 0.472(4위) 4도루(공동 4위) 등 타격 전 부문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라드 호잉이 홈런을 터트린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스1 DB© News1 주기철 기자
한화 이글스 제라드 호잉이 홈런을 터트린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스1 DB© News1 주기철 기자

2015년과 닮은 점은 불펜의 과부하다. 3년 전 한화는 권혁, 박정진, 송창식 등 핵심 불펜 요원들이 후반기 들어 지치기 시작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이는 곧 김성근 감독의 혹사 논란으로 이어졌다.

올 시즌도 한화 마운드는 선발진보다 불펜진의 비중이 높다. 현재 한화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14로 10개 구단 중 1위다. 최근 상승세의 원동력도 단단한 불펜에 있다.

그러나 기뻐할수만은 없다. 한화 불펜이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74이닝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발 투수들이 일찍 마운드를 내려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나온 기록이다. 2경기를 더 치른 넥센 히어로즈(66⅔이닝)보다도 7⅓이닝을 더 던졌다.

반대로 한화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6.88로 최하위다. 선발 투수들이 책임진 이닝도 85이닝으로 롯데 자이언츠(81⅔이닝)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

지난주 키버스 샘슨, 배영수, 김재영이 5이닝 이상씩을 던지며 승리투수가 된 좋은 흐름을 이번주까지 이어갈 필요가 있다. 선발진만 안정이 된다면 권혁, 박정진, 송창식 등 '불펜 올드보이'들의 복귀와 함께 한화 전력은 더욱 짜임새를 갖추게 된다.

이번주 한화는 선두를 독주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와 주중 원정 3연전, 7위로 처져 있는 넥센 히어로즈와 주말 홈 3연전을 치른다. 그 중에서도 두산과 대결은 한화의 진짜 전력을 점검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docto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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