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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4년, 주인 잃은 유류품…'기약 없는 기다림'

(목포=뉴스1) 이종행 기자 | 2018-04-14 10:52 송고
세월호 선체 직립을 위한 33개의 수직 리프팅빔 설치가 13일 마무리됐다. 수직 리프팅빔은 현재 누워있는 선체의 아랫부분을 받치고 있는 기존의 수평 리프팅빔과 'ㄴ'자 형태로 접합돼 선체를 90도 일으켜세우는 지지대로 이용된다.(현대삼호중공업 제공)2018.4.13/뉴스1 © News1 박영래 기자
세월호 선체 직립을 위한 33개의 수직 리프팅빔 설치가 13일 마무리됐다. 수직 리프팅빔은 현재 누워있는 선체의 아랫부분을 받치고 있는 기존의 수평 리프팅빔과 'ㄴ'자 형태로 접합돼 선체를 90도 일으켜세우는 지지대로 이용된다.(현대삼호중공업 제공)2018.4.13/뉴스1 © News1 박영래 기자

'오후 6시15분에 멈춘 녹슨 여성용 손목시계', '단원고 학생 신분증',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낡은 스웨터', '서너 살 꼬마의 앙증맞은 신발', '절반 찢어진 교복 상의', '짝 잃은 양말·신발·장갑', '한복 저고리·두루마리·버선'.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조사과정에서 발견된 희생자들의 유류품들은 사고 당시의 기억을 되뇌여줬다.
또 유류품들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299명)와 미수습자(5명)의 원망·분노·안타까움을 품고 있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4월 27일 목포신항으로 인양한 세월호 선체 조사 중 발견한 유류품 중 목포시에 인수‧인도한 유류품은 모두 363건.

목포시는 세월호 선체 거치 장소에 유류품 수령 사무실을 마련한 뒤 홈페이지( www.mokpo.go.kr )를 통해 유류품 수령 공고(공고일로부터 6개월 보관)를 하고 있다.
이들 유류품은 당시 탑승객들의 다양한 연령층을 보여주듯 각양각색이었다. '유류품 보기' 창에는 수십 켤레의 주인을 잃은 아동용 운동화와 여성용 슬리퍼가 눈에 띄었다.

가족‧친구들과 여행의 추억이 담긴 사진은 침몰과 함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빛바랜 종이가 됐다.

희생자들이 갖고 있던 여권‧학생증‧선원수첩‧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은 고스란히 회수됐다.

포대기에 싸여 곤히 잠든 아이의 모습을 빤히 쳐다보며 절로 웃음 지었을 모자(母子)는 온데간데없이 선체에 아기 포대기만 남아 있었다.

사고 당시 계절을 짐작케 해주는 점퍼‧목도리‧장갑 등도 주인을 애타게 기다렸다.

여행용 모자‧선글라스‧수영복과, 골프채·부서진 카메라까지 설렌 마음으로 준비했을 물건들은 결국 유품이 됐다.

이들 유품은 지난 4년 전의 참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제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는 듯 보였다.

목포시 관계자는 "유류품 습득 공고기간이 끝나면 해양수산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별도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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