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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것 빼곤 안 산다"…'렌털 전성시대' 올해 30조 돌파

올해 32조 성장 예상…공기청정기로 1분기 실적 '방긋'
의류청정기 등 사업 영역 확대, B2B 진출도

(서울=뉴스1) 곽선미 기자 | 2018-04-15 07:00 송고
국내 렌탈 시장 규모 추이. (자료=KT경제경영연구소)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국내 렌탈 시장 규모 추이. (자료=KT경제경영연구소)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경기도에 사는 30대 여성 A씨는 렌털 정수기에서 냉수를 마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출근 준비를 하며 렌털 의류 청정기에서 옷을 꺼내 입는다. 옷차림이 마음에 들지 않아 얼마 전 동료가 소개한 의류 렌털을 잠시 떠올린다.
출근 후 하루 종일 회사의 렌털 컴퓨터 앞에 앉아 회의 자료를 준비한 그는 퇴근 후 렌털 청소기로 집안에 쌓인 미세먼지를 구석구석 청소한다. 저녁을 간단히 해결하고 렌털 LED(발광다이오드) 마스크로 피부 관리를 하니 하루 피로가 날아가는 듯한 기분이다. 그는 최근 '케어 서비스'를 받은 렌털 매트리스 침대에서 잠자리에 든다.

◇렌털시장 2020년 40조원 예상…공유경제 확대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1인 가구가 늘면서 국내 렌털 시장이 고속 성장 추세다. 정수기나 비데 등이 전통적인 렌털 품목으로 자리잡은 데 이어 의류, 매트리스 등 다른 품목들도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15일 렌털업계와 KT경제경영연구소 등에 따르면 올해 국내 렌털 시장규모는 3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에는 4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렌털업체들이 최근 내놓은 실적들도 성장세를 방증한다. SK매직은 지난해 정수기,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등 주력 제품의 선전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인 5479억원(영업이익 317억원, 순이익 165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올해 1분기엔 미세먼지 여파로 공기청정기를 지난해 동기 두배 수준인 2만6000대 가량 팔았다. SK매직은 올 한해 공기청정기를 8만대 이상 판다는 목표다.

매트리스 맞춤 케어렌털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렌털 강자' 코웨이의 경우 2012년 해당 서비스 매출액이 240억원(10만5000계정)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엔 1636억원(35만3000계정)까지 매출이 증가했다. 렌털 비즈니스 분야 전체 계정수는 지난해 기준 575만에 이른다.

바디프랜드도 2007년 27억원에서 지난해 4000억원(추산)으로 매출이 '껑충' 뛰었다. 청호나이스는 지난 2013년 1분기엔 85만 계정이었으나 올해 같은 시기 125만 계정을 기록했다. 웅진렌탈은 지난달 방문 판매를 재개했는데 보름만에 5000계정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 1월 '2018 CES'에서 소개된 코웨이 의류청정기. (사진제공=코웨이) © News1
올해 1월 '2018 CES'에서 소개된 코웨이 의류청정기. (사진제공=코웨이) © News1

◇렌털업체들 '너도나도' 사업 영역 다각화…골프 용품까지

렌털업체들은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사업 다각화 등 성장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코웨이는 올해 상반기 중 의류의 냄새·먼지 제거 기능을 갖춘 '의류 청정기'를 출시, 렌털 가전 영역을 확대한다. SK매직은 공기청정기 인기에 힘입어 지난 4일 공기청정기 2종을 새롭게 선보이며 라인업을 강화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렌털업체 현대렌탈케어는 최근 B2B(기업간 거래)용으로 개발한 대용량 정수기(마크-I)를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B2B시장에 뛰어 들었다.

현대렌탈케어는 올해부터 각 학교에 공기청정기 설치가 의무화할 것을 감안해 다음달에는 80㎡ 이상의 대용량 공기청정기도 출시한다. 오는 5~6월 렌털업계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는 한경희생활과학은 공기청정기, 뷰티기기 LED 마스크, 스팀다리미, 청소기 등을 렌털 형태로 잇따라 내놓을 계획이다.

롯데렌탈도 지난해 8월 출시한 라이프스타일 렌털 플랫폼 '묘미'에서 빌려주는 제품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최근엔 노트북 장기렌털과 보이스캐디 등 골프용품까지 추가했다. 

LG전자 역시 정수기에 이어 의류관리기 '트롬스타일러', 올레드(OLED) TV까지 렌털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한마디로 목돈 부담이 있는 제품은 모두 '렌털'이 가능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웰빙·친환경 선호로 생활 가전 렌털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소유보다는 이용에 초점을 맞추는, 공유경제 확산도 한몫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업계도 당분간 사업 다각화 등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렌털' vs '장기 무이자'…상품 특성 따져보고 결정해야

렌털이 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목돈 부담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제품의 경우 렌털을 통해 관리를 받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며 "다만 당장 목돈 부담은 없지만 직접 구매보다는 전체 지불 비용은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렌털 대신 TV홈쇼핑 등의 장기간 무이자 할부를 이용한다. 목돈 부담이 없고 전체로 봤을 때는 렌털보다 싸게 구매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렌털을 결정하기 전에 꼭 필요한 제품인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렌털 계약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데다 중간에 해지할 경우 위약금까지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부피가 큰 제품은 제품 수거 비용에 물류비, 설치비까지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렌털한 제품을 쓰지도 않으면서 위약금 부담 때문에 계약 해지도 못하고 경우도 있다"며 "꼭 필요한 제품인지를 따져보고 계약시 위약금 조건 등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g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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