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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입 직전 '불출마'…바른미래 세종시장 후보 미스터리

영입 발표 전날 돌연 불출마 의사에 외압 의혹 제기
이충재 "외압 없었다…시민·정치권 입장 종합 판단"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이길표 기자 | 2018-04-13 14:53 송고 | 2018-04-13 15:39 최종수정
 
 

바른미래당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입하려고 한 세종시장 후보를 놓고 물음표가 붙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외압 의혹을 제기했는데, 정작 당사자는 "외압은 없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은 전날(12일) 이충재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세종시장 후보로 영입한 사실을 공표하려고 했지만 영입이 무산됐다. 이 전 청장이 돌연 출마를 포기하고 잠적한 것이다.

이 전 청장은 지난 11일 저녁 세종시당위원장인 김중로 최고위원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 전 청장은 김 최고위원에게 입장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최고위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어제(11일) 저녁 때까지 나하고 (출마 선언 등에 대해) 통화를 하며 조율했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저녁) 7시쯤에 전화와서 '죄송하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 전 청장의 입장이 돌연 바뀐 데 대해 바른미래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안 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김 최고위원 등 여러분들이 영입에 노력했고 저도 그 과정 중에 (이 전 청장을) 만났다"며 "어제(11일) 갑자기 곤란한 상황이란 소식을 전해 들었고 충분히 진상을 알지 못한다. 우선은 진상규명이 순서"라고 설명했다.

광역단체장 후보 발표와 관련해서는 "사실 이 전 청장 영입을 염두에 두고 드렸던 말인데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됐다"며 "다른 분들하고 접촉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청장은 어머니의 반대로 불출마 입장을 정했다고 바른미래당 측에 해명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바른미래당은 정치적 외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지 않고 있다. 이 전 청장이 '전화 한통'을 받고 입장을 번복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데 따른 것이다.

김철근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이 전 청장은 선거 캠프 구성은 물론 출마에 대비한 선거사무실 임차계약까지 진행하던 상황"이라며 "이번 사건이 악질적인 정치공작에 의한 출마포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당 차원에서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전 청장은 13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정치적 외압은 없었다"며 "현실정치의 벽을 넘지 못해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누구한테 전화받고 잠적한 것도 아니라며 혼자 도시의 가치에 대해 고민을 하려고 잠시 세종시를 벗어난 것"이라며 잠적설(說)도 일축했다.

이 전 청장은 "시민의 입장과 정치권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 것"이라며 "세종시장 후보로 출마 약속은 했지만 발표 후 다시 마음이 흔들리면 바른미래당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 미리 입장을 정리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전 청장이 표면적으로는 개인적인 고민 끝에 바른미래당 후보로의 출마를 접었다고 하지만, 정치적 외압에 대한 의문이 남는 것은 영입 발표 하루 전에 입장을 번복한다는 게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전 청장이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유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가운데 '약점'을 잡힌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이 전 청장은 검찰조사, 청장 시절 기업유착 등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pej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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