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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초점] "이성경 유출사진?"…홍보 과욕이 부른 참사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8-04-10 17:38 송고
롯데엔터테인먼트 인스타그램 캡처 © News1
롯데엔터테인먼트 인스타그램 캡처 © News1

시대착오적인 발상이었다. '미투' 캠페인으로 어느 때보다 예민한 시점, 주인공인 여배우의 사진 옆에 'A씨 유출사진'이라는 문구를 쓴 것은 비판을 받기 좋은 선택이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 9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몇 장의 사진들을 올리며 '[단독] 체육관에서_타이트한의상_입은_A씨_유출사진_모음.zip'이라는 문구를 달았다.
맨 앞장 사진의 주인공은 이성경이였다. 체육관에서 찍은 듯한 사진 속에서 이성경은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 엎드려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하지만 사진 옆에는 '타이트한 의상'을 입은 'A씨' '유출사진'이라며 자극적인 표현을 쓴 문구가 적혀있다. 

이 홍보 문구를 쓴 누군가는 자극적인 멘트와 상반된 사진을 붙인 것을 '유머'라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이들의 생각은 달랐다. '유출사진 모음'이라는 표현이 일명 '몰카'라 불리는 범죄 행위를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이를 본 네티즌은 "지금 시국이 어느 때인데이런 마케팅을 하는 거냐"라거나 "디지털 성폭력으로 자살하는 피해자들이 있는 유출 사진 모음이라니" "명백한 성희롱이다"라고 비판적인 의견을 달았다. 
이에 대해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0일 뉴스1에 "이성경씨를 대상으로 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악의를 갖고 한 일이 아니다. 담당자의 과욕이었다. 100% 잘못한 일이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문제가 됐던 문구는 '평화로운 '귀보씨' 유해진의 일상이 유쾌하게 뒤집어진다'라는 문구로 교체됐다. 

영화계는 최근 '미투' 캠페인으로 인해 한 차례 커다란 폭풍을 지나왔다. 조근현 감독부터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 오달수까지 하나하나 꼽기에는 매우 많은 영화인들이 성폭력 '미투'로 과거의 잘못이 드러나 이에 대해 사과하고, 자숙에 들어갔다.

이처럼 여성에 대한 폭력에 한참 예민한 이때 '몰카'를 연상케 하는 제목을 사용해 관심을 끌어보려한 것은 빈축을 사기 충분한 일이었다. 아무 잘못없이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배우 이성경에게도 사과를 해야할 일이다. 자칫 영화 개봉도 전에 배우의 이미지에 금이 갈 뻔 했다. 

현재 이성경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는 상황이다. 배우의 입장으로서는 이유없이 이름이 오르내리니 억울할 수 있을 일이다. '과욕이 화를 부른다'는 표현이 걸맞은 해프닝이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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