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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작동한 9473명 블랙리스트 원본 찾았다"…문건 첫 공개(종합)

'2015~16 '한·불 상호교류의 해' 블랙리스트 실행
타 장르 동명이인 배제 등 광범위하게 무차별적 적용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2018-04-10 15:09 송고 | 2018-04-10 15:17 최종수정
이원재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대변인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제도개선위에서 브리핑을 갖고 블랙리스트를 공개하고 있다.  2018.4.1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세월호 시국선언자 9473명의 명단이 블랙리스트에 실제 활용된 사실이 문건으로 확인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민관 합동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는 10일 서울 광화문 KT빌딩의 진상조사위 사무실에서 한-불 수교 130주년 '한불 상호교류의 해' 관련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시국 선언자 9473명의 명단이 담긴 A4용지 60페이지 분량의 원본을 공개했다.

이 문건은 2016년 10월 일부 언론 보도로 표지가 알려졌지만, 박근혜 정부에선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실제 사용한 원본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진상조사위가 자체입수한 것이다.

'한불 상호교류의 해'는 한국과 프랑스의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국가외교 행사이며 2015~2016년 2년간 진행됐다. 블랙리스트 원본에는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594명) 세월호 시국 선언(754명)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6517명), 박원순 후보 지지선언(1608명) 등 4개 분야 총인원 9473명이 기재됐다.

이원재 진상조사위 대변인은 "2015~16년 추진한 '한불 상호교류의 해' 행사를 조사한 결과 2년간 국가기관을 총동원한 '블랙리스트 종합판'"이라며 "국가외교행사인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시행하면서 국가기관을 동원해 블랙리스트를 실행하고 최순실에게 특혜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한불 상호교류의 해' 블랙리스트 실행 구조도(제공 진상조사위)© News1

이 대변인은 "블랙리스트 원본은 조사 과정에서 해외문화홍보원을 통해 확보한 자료"라며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가 블랙리스트 1부를 해외문화홍보원 관계자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해외문화홍보원은 이 명단을 다시 2부로 복사해 총 3부를 지원배제하는 근거자료로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외문화홍보원 관계자가 문체부 예술정책과에서 블랙리스트 문건을 받아왔다고 증언했다. 이 관계자가 홍보원장에게 지원배제의 부당함을 보고하자 '영혼을 찾으려면 다른 것을 하지 왜 공무원을 하느냐'며 '정부를 반대하는 예술을 하려면 자기 돈으로 하라는 것인데 뭐가 문제냐'라고 질책을 받고 2~3주 뒤에 업무에서 배제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 대변인은 "'한불 상호교류의 해' 사업에서 블랙리스트 지시 이행을 위해 청와대로부터 문체부를 거쳐 문건을 전달받은 해외문화홍보원 실무자들이 출력본 형태의 명단을 일일이 대조해가며 지원배제 여부를 검증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고도 말했다.

시국선언자 9473명 명단은 문체부 내 다른 지원사업에서도 지원배제 근거자료로 사용됐다. 이원재 대변인은 "문체부 내에서 문건을 관리했던 당시 예술정책과 오 모 사무관은 영상콘텐츠산업과, 국제문화과, 지역전통문화과, 공연전통예술과 등 문체부 각 부서에서 지원사업 진행을 위해 9473명 명단을 수시로 전달했다고 진상조사위 조사 과정에서 밝혔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시국선언자 명단을 근거로 예술인을 지원배제하는 과정에서 착오로 인해 동명이인을 배제하기도 했다. 그는 "시국선언자 9473명에 포함된 영화감독 김종석씨를 배제해야 하는데 '한국음악과 함께 하는 불꽃축제'사업을 지원신청한 동명이인인 연극인 김종석씨를 착오로 배제하기도 했다"며 "블랙리스트가 무차별적으로 광범위하게 적용된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이는 문화예술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한 중대한 국가범죄"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국가 예산100억원이 투입된 국제교류행사에서 블랙리스트 배제 지시 △'한불 상호교류의 해 행사' 블랙리스트 실행 구조 △전시·공연·문학·영화 등 각 분야별 블랙리스트 실행 사례 △'K-CON 2016 프랑스' 최순실 사업 특혜 위해 3일 만에 부실심사 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한편, 2017년 7월말 출범한 진상조사위는 오는 4월 말 진상조사소위원회, 제도개선소위원회, 백서발간소위원회 등 3개 소위 가운데 역사적 교훈으로 남기기 위한 백서 발간 작업을 진행하는 백서발간소위만을 남기고 활동을 접는다.

진상조사위는 블랙리스트 피해 2700여 건을 찾아냈다. 이는 특검의 공소장에서 드러난 436건과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서 나타난 444건보다 7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앞으로 진상조사위는 이달 말까지 조사 활동을 마무리하고, 최종 조사결과와 제도개선 권고안을 오는 5월에 대국민보고 행사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해외문화홍보원이 작성한 한불 상호교류의 해 사업추진 현황 보고 문서 (제공 진상조사위)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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