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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보다 빠른 삼성증권 직원들…'배당 실수' 주식 폭풍매도

"잘못된 것 알고도 팔았다"…도덕적 해이 비판도
삼성증권 "시장 영향 최소화…매도 주식 회수한다"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2018-04-06 15:12 송고 | 2018-04-06 17:21 최종수정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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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직원의 입력 실수에 현금으로 들어와야 할 배당금이 주식으로 들어왔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결산 배당금은 1000원, 주당 1000원에 들어와야 할 배당금이 주식 1000주로 입고됐다. 약 27억8000만주나 되는 주식이 우리사주 직원들의 계좌로 들어왔다. 
삼성증권 직원들의 손놀림은 빛보다 빨랐다. 잘못 입고된 27억8000만주 가운데 501만2000주(0.18%)가 팔렸다. 전날 삼성증권 종가(3만9800원) 기준으로 1995억원가량이 팔린 셈이다.

시세 차익을 노리고 일부 직원들이 폭풍 매도에 나서자 삼성증권 주가는 6일 오전 11% 가까이 급락했다. 갑작스러운 주가 급락으로 일시적으로 거래를 제한하는 정적 변동성 완화장치(VI)가 발동되기도 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담당 직원의 입력 실수로 돈으로 지급되어야 할 배당금이 주식으로 입고됐다"며 "일부 직원들이 입고된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올해 일평균 거래량은 38만5722주, 거래대금은 156억2703만9612원이다. 배당 착오가 발생한 6일 거래량은 1788만8000주(오후 1시53기준)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거래대금도 6710억7664만4400원으로 급격히 불었다.
삼성증권 직원들은 과연 '주식'으로 들어온 배당금이 사측의 실수 혹은 시스템상 오류라는 점을 몰랐을까. 삼성증권의 배당일은 6일, 주당 현금 배당금은 1000원으로 정해져 있었다. 우리사주는 배당일과 주당 배당금이 사전에 공시되는 보통주와 같기 때문에 우리사주 직원들이 이 사실을 몰랐을 리는 없다. 삼성증권 직원들이 실수로 배당금이 주식으로 들어온 걸 알면서도 주식을 팔아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이유다.

삼성증권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을 때, 인터넷에는 삼성증권 우리사주 직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잔액 캡처본이 돌아다니기도 했다. 배당으로 들어온 주식을 되팔아 수백억원 대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1주를 가진 직원이 주당 1000원의 현금을 주식 1000주로 받았다면 전날 삼성증권의 종가(3만9800원) 기준으로 398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금으로 받기로 한 배당금이 주식으로 들어올 경우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뭔가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회사의 실수를 틈타 본인의 사리사욕을 취하기 위해 직원들이 무책임한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일단 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직원들이 매도한 주식을 회수할 계획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주식을 판 직원들은 주식을 판 돈으로 다시 주식을 사서 메워야 한다"며 "매도 물량이 많을 경우 회사가 위임하거나 회사가 주식을 빌려 서서히 복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ahaha8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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