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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대북외교 전면에…남북화해 도구로 변신"

외신들, 김정은 평양 공연 관람에 '주목'
"정상회담 분위기 띄우려는 의도" 해석도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018-04-02 15:05 송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후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공연 관람 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남측 예술단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4.1/뉴스1 2018.4.1/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후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공연 관람 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남측 예술단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4.1/뉴스1 2018.4.1/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1일 대중가수들이 대거 포함된 한국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직접 관람하면서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외신들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K팝'이 대북외교의 전면에 등장하게 됐다며 향후 남북관계 등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한국의 대북외교 서곡은 K팝'이란 기사에서 "그간 남북관계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쓰이곤 했던 한국 대중음악이 화해의 도구로 변신했다"며 김 위원장의 이날 공연 관람을 비중 있게 다뤘다.

또 블룸버그통신은 김 위원장이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날 공연을 관람한 사실에 주목, "북한과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가 정말 '해빙기'를 맞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의미 부여하기도 했다.

WSJ에 따르면 '한국의 소프트파워'로 평가받는 K팝은 그간 북한 주민들에 대한 정권의 지배력 약화를 유도하기 위한 이른바 '체제 전복적 개입'(subversive engagement) 수단 가운데 하나로도 이용돼왔다.
한국군이 지난 수년간 대북 심리전에 K팝을 이용하거나, 인권 운동가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세계 소식을 알리기 위해 보낸 USB메모리에 K팝 등을 수록한 사실이 대표적이다.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 예술단이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에서 '우리의 소원'을 부르고 있다.2018.4.1/뉴스1 © News1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 예술단이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에서 '우리의 소원'을 부르고 있다.2018.4.1/뉴스1 © News1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북한도 이에 맞서 K팝과 같은 '자본주의 문물'의 유입을 차단함으로써 체제 안정을 유지하는 데 힘써온 상황. "K팝 뮤직비디오 등을 보다가 감옥에 끌려간 사람이 있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이와 관련 북한 전문가인 애덤 캐스카트 영국 리즈대 교수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연 관람객은 평양시민들 중에서도 (충성도가 높은) 부유층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들 다수는 한국 음악·영화·TV드라마 등에도 익숙한 사람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측이 최근 조성된 남북한 간의 대화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체제 내 충격은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번 공연을 계획했을 것이란 얘기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이번 공연 관람에 대해 "정상회담에 앞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자 하는 정치적 동기가 강하다"고 해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위원장이 적어도 북한 내 고위층에겐 자신이 융통성 있는 사람인 것처럼 보이도록 애써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리즈대 캐스카트 교수는 "(이번 공연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권은 젊은 층이 K팝을 듣는 데 대해선 신중을 기할 것"이라면서 "지난주 북한 매체에선 청년들의 김일성 주석 혁명유적지 순례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그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게 뭔지를 시사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ys4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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