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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나무에 생명 불어넣는 작가' 에른스트 갬펄 개인전

'내 작업은 나무와 대화하면서 다시 살리는 것"

(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2018-03-29 07:00 송고
더그라운드 공간에 전시 중인 에른스트 갬펄 작품.© News1

"공장에서 나온 나무는 압축되고 일률적으로 잘려져 나무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성질과 디테일들이 사라집니다. 그러나 나무와 대화하면서 나무가 원래 가지고 있는 나이테, 옹이 등을 살리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고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독일 출신 목공예 작가 에른스트 갬펄(Ernst Gamperl)은 28일 한국에서 개인전을 앞두고 기자와 만나 자신의 작업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갬펄은 폭풍이나 홍수로 뽑히거나 바람에 쓰러진 죽은 오크나무들을 주로 이용해 나무가 몇백년동안 가지고 있던 모습과 속성을 최대한 살리는 작업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나는 나무를 고문하려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나무의 본성을 따라 유기적인 모양으로 바꾸게 하는  것일 뿐 제작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의 이런 작업 정신은 작품의 타이틀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작품마다 1/2018//230 같은 일련 번호들을 적어뒀다. 이 숫자들은 230년 수명을 지닌 나무를 2018년 첫번째로 다시 존재하게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학에서 예술을 공부한 적이 없는 갬펄은 나무를 팔고 가구를 제작하는 일을 하다 영국의 리처드 라판의 작업을 보고 매료돼 독학으로 목공예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에른스트 갬펄이 한국에서 열린 두번째 개인전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News1

갬펄은 도예가들이 물레와 같이 회전하는 기계를 사용해 기물을 만드는 것과 같이 속을 파내고 겉을 깎아내고 나무의 두께를 동일하게 만드는 정교한 작업을 통해 작품을 탄생시킨다.

독창적인 작품들이 나오기까지는 각각의 나무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교감 뿐만 아니라 독특한 제작 과정도 한몫한다.

그는 죽은 나무를 사용하는만큼 기존에 목공예 작업에서 사용되는 정형화된 틀을 따라가지 않는다. 나무의 뒤틀림, 갈라짐, 벌레 등을 방지하기 위해 해왔던 방법들을 모두 버리고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나무 작업을 한다.

완전히 건조된 나무를 사용하지 않고 먼저 작품의 형태를 잡고 건조작업을 한다. 이 때문에 작품을 완성되고 나면 통상 처음 제작했을 때보다 20% 정도 크기가 줄어들어 있다고 한다. 또 썩지 않도록 석회물에 담그고 식초, 철분 등 비정통적인 물질을 사용해 외형을 완성한다.

그는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나무를 물에 담가 불려서 새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건조된 후 작품이 맘에 들지 않으면 다시 물에 담그고 맘에 들 때까지 작업한다. 10년전에 작업한 것도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다시 만든다. 작업은 항상 진행 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갬펄은 7년 전 바바리아 폭풍에 의해 뿌리 뽑힌 300년 된 떡갈나무를 발견 한 후 계속한 작업인 '생명의 나무 2'로 스페인의 명품 의류·액세서리 브랜드 로에베 파운데이션 주체의 로에베 공예상 1등을 수상했다.

에른스트 갬펄 개인전은 갤러리 LVS의 기획으로 서울 종로구 더그라운드 공간에서 3월29일부터 4월28일까지 열린다. 더그라운드는 조병수 건축가가 설계한 공간으로 갬펄의 전시와 함께 개관한다.

독일 출신 목공예 작가 에른스트 갬펄 작품.©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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