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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첫 국제무대 데뷔…허 찌르는 능수능란 외교

남북·북미 정상회담 먼저 타진…中 불안 해소 나서
"상대 의중 명확히 파악 충족…전략적 외교행태"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18-03-28 14:57 송고 | 2018-03-28 15:35 최종수정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 중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전격 중국을 찾아 시진핑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김 위원장의 외교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그전에도 북한은 벼랑 끝 전술 등 예측하지 못한 행보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지만 올해 들어 지난 3개월간 북한이 보인 외교는 파격적이고 과감한 것을 넘어 능수능란해졌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집권해 최근까지 단 한번도 북한을 벗어난 적이 없고 외국 정상과 회담을 하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올해 1월1월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을 때만 해도 외교무대 전면에 나설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다.

하지만 1월3일 판문점 연락채널 개통 지시를 시작으로 고위급 회담 개최 합의(5일), 평양 동계올림픽 대규모 선수단 방남 합의(9일),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특사 파견(2월9일), 문재인 대통령 평양 초청(10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파견(25일)으로 남북관계를 빠르게 복원시켰다.

김 위원장은 이어 3월 평양을 찾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특별사절단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외교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까지 대동해 특사들과 만찬을 했고 비핵화 의지를 밝히며 4월 말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또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제의하는 과감한 행보도 보였다.

그중에서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은 단연 이번 북중 정상회담이다. 비밀리에 이뤄진 이번 방중은 형식뿐 아니라 시점, 내용 면에서도 과감하면서 치밀한 외교를 보여줬다고 대북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한국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은 물론 북미 정상회담까지 타진하면서 한반도 문제에 중국이 소외되는 분위기를 만들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적절한 시점에 시 주석에 방중을 제의해 환대를 받고 돌아왔다는 것이다. 이는 동북아 구도를 적절히 이용해 자신의 전략적 가치를 한껏 높인 행보로 분석된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북중 정상회담은 지난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장쩌민 중국 당시 국자주석을 찾았던 것과도 비교된다. 당시는 현 정세를 설명하기 위해 중국을 찾았다면 이번에는 철저한 이익 계산에 따라 판을 주도적으로 끌고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의 대화에서도 상당한 예의를 갖추는 등 능수능란한 면모를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현재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어 정의상, 도의상 제때 시 주석에게 직접 와서 통보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은 상대의 의중을 명확히 파악해서 원하는 것을 충족했고 상당히 예의를 갖추는 모습을 보였다"며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과단성 있는 전략적 외교행태"라고 평가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북중 정상회담도 갑자기 이뤄진 것이 아니라 전략적 구상 안에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1월 핵무력 완성 선언 이후부터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는 시간표에 따랐다는 것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을 통해 중국의 '차이나 패싱' 우려를 불식시켜 주고 대신 대북 강경파로 채워진 미국에 맞서 중국이라는 우군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또 대북 제재 해제 등 경제회복을 위한 카드도 확보했다는 관측이다.


letit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