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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스타트]②팩토리 베를린·테크시티에서 배운다

청년창업 이끈 '팩토리 베를린' 독일 최고 성장률 창출
빈방을 통한 도시재생 '고토랩' 연 1만명 관광객 유치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2018-03-28 06:01 송고 | 2018-03-28 09:54 최종수정
독일 팩토리 베를린 전경 © News1
독일 팩토리 베를린 전경 © News1

저성장과 인구정체로 양적 공급 위주의 도시 확장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도시재생이 새로운 도시개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각국에선 도시 쇠퇴를 국가 차원의 문제로 보고 도시 내부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청년 스타트업과 사회적 기업을 도시재생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의 ‘팩토리 베를린’ 프로젝트는 청년 스타트업 유치를 통해 도심 가치를 업그레이드한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베를린은 독일의 정치적 수도일 뿐 산업·경제적으로는 동서독 통합 이후에도 별다른 기반이 없었다. 베를린 주 정부는 슈프레강 주변을 중심으로 2011년 팩토리 베를린이라는 창업단지를 만든 뒤 세계적인 IT·자동차 창업기업 유치에 나섰다.

창업자들을 위해 저렴한 임대료, 대출 혜택을 제공하면서 유럽 각국의 젊은 인재들을 끌어모았고 베를린을 유럽에서 가장 활기찬 도시로 바꿔 놓았다. 이외에 베타하우스, 더플레이스 등 창업자를 위한 공간이 동베를린 지역에 잇달아 문을 열면서 다양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News1
국토교통부 제공© News1

◇1300개 청년 스타트업 이끈 '팩토리 베를린' 

지난해 4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조사전문기관인 스타트업게놈프로젝트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베를린은 세계 도시별 스타트업 생태계 가운데 7위로 급부상했다. 약 4년 동안 1300개의 스타트업이 새로 생겨나고 독일 스타트업이 받은 투자금액 가운데 63%가 베를린에 집중됐다.

2015년에는 총투자금액 21억5000만유로로 런던(17억7000만유로)을 처음으로 제치기도 했다. 청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 베를린의 창업 열기는 경제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2015년 기준 베를린의 경제성장률은 2.7%를 기록해 독일 내에서 최고로 높았다.
청년 스타트업 육성을 중심으로 한 테크시티(Tech City)도 청년창업을 중심으로 한 구도심 재생의 주요사례다. 

런던 중동부 지역에 위치한 테크시티는 뉴욕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창업클러스터로 2010년 실리콘라운드어바웃(Silicon Roundabout) 인근 지역에 있던 미디어 관련 하이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창업클러스터 육성책을 추진하며 급속히 발전했다.

청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 클러스트 구축지원, 대규모 외국자본 유치가 이뤄지면서 첨단기술 중심의 기업활동이 런던 동부 올핌픽파크 지역으로 확산될 만큼 폭발적인 재생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2010년 85개에 불과했던 테크시티의 청년 스타트업 등 첨단기술 기업들은 2011년 200개, 2012년에는 5000개가 집적하며 초고속으로 발전 중이다.

특히 2013년의 경우 테크시티 내에서 1만5000개의 청년 스타트업이 신규 창업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테크시티 내 다양한 프로그램이 사물인터넷 등 미래 신성장 기술에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퓨처 피프티(Future Fifty) 프로그램의 경우 매년 미성장 가능성이 높은 50개의 핵심 창업기업을 선정해 △투자유치 △사업확장 △인수합병 △상장 등의 출구전략을 집중지원해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에서도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혁신거점이 영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테크시티의 영향으로 영국의 디지털 테크놀로지 산업의 총 매출은 2015년 기준 약 237조원에 달하며 투자액도 약 9조5000억원으로 유럽국가 평균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테크시티에서 파생된 디지털 테크놀로지 관련 일자리도 영국전역에 164만개나 있으며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News1
국토교통부 제공© News1

◇런던 구도심 테크시티, 스타트업 지원으로 우뚝…연 237조원 사업 토대 

2001년 고이즈미정부의 도시재생특별조치법 제정을 기점으로 다양한 도시재생을 추진해온 일본의 경우 사회적 기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산업화 시기 일용직 노동자들이 살던 쪽방촌인 요코하마 고토부키초에선 인구감소로 빈집이 늘어 한때 8500개 방 가운데 빈방이 2000개가 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사회적 기업인 고토랩은 해당지역이 요코하마 번화가에 가깝다는 점에 착안, 2005년부터 고토부키초의 빈방을 정비해 여행객에게 숙소로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고토부키초 빈방 60개가 숙소로 쓰이고 있고 연 1만명이 넘는 여행객이 찾는다.

이밖에 영국에선 마을만들기 사업과 도시재생을 성공적으로 이끈 지역재생 전문기관인 로컬리티(Locality), 소셜라이프(Social Life)가 손꼽힌다.

로컬리티(Locality)는 영국의 지역재생을 가능하게 한 '지역주권법' 등의 제정을 주도한 대표적인 공동체 지원기관 연합체로 현재까지 지역자산 활용에 대한 컨설팅,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소셜라이프(Social Life)는 런던에 위치한 지역사회 전문 연구기관이자 사회적 기업으로 브릭스톤 중심가의 낙후지역 재개발 등 지역주민 중심의 도심 재개발 프로세스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엔 박원순 서울시장이 두 기관과 '공동 협력 업무수행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도시재생 헤커톤 행사 전경/ 김희준© News1

◇청년창업공간에서 지원센터까지…250곳 한국형 '혁신거점' 만든다   

올해부터 국내에서 본격 추진되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서도 청년층과 사회적 기업의 역할이 크다. 정부가 발표한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에 따르면 구도심을 중심으로 약 250곳의 청년 혁신거점을 조성한다. 청년스타트업은 물론 창업지원기구 등을 함께 구성한다는 점에서 팩토리 베를린, 런던 테크시티와 궤를 같이 한다.

분야별로는 도시재생 사업 선정지에 창업공간, 청년임대주택, 각종 공공서비스 지원센터 등이 입지한 복합 앵커시설(도시재생 어울림플랫폼)이 총 100곳 이상 조성된다.

스마트시티형 뉴딜사업 등을 통해 도심 내 혁신거점 공간 50곳과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재생(문화도시 조성 사업), 지역상권 활성화에 초점을 둔 재생(상권활성화사업, 청년몰) 등 다양한 사업을 바탕으로 한 사업지 100곳도 추진된다.

사회적 기업의 도시재생 참여를 위해선 국토교통형 예비사회적 기업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도시재생 사업 중 △건축·주택분야 △문화예술·관광분야 △사회·복지분야 △경제분야(드론·물류 등 스타트업, 마을카페·식당) 등에 참여할 기업을 뽑아 △도시재생 교육·컨설팅 비용 △초기 사업비 우선지원 △금융지원 △도시재생 사업참여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 단장은 "청년 스타트업과 청년 활동가, 사회적 기업들은 구도심 재생을 위한 마중물이자 지역민들의 니즈를 도시재생으로 연계할 소중한 자산"이라며 "각국의 사례들을 참고해 앞으로 이들과 지역민들이 연계한 도시재생 뉴딜 사업과 정책을 꾸준히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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