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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 특수학교 설립 진통 거듭…설명회 '아수라장'(종합)

일부 강서구 주민들 집단 반발로 20분간 지연
조희연 "특수학교 설립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2018-03-26 12:58 송고 | 2018-03-26 13:28 최종수정
26일 오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강서구 서진학교에서 열린 특수학교 설립추진 설명회가 끝난 뒤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거친 항의 속에 설명회장을 나서고 있다.2018.3.2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26일 오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강서구 서진학교에서 열린 특수학교 설립추진 설명회가 끝난 뒤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거친 항의 속에 설명회장을 나서고 있다.2018.3.2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내년 9월 개교를 앞두고 서울시교육청이 마련한 서울 강서·강남 특수학교 설명회가 일부 강서구 주민들의 반대로 아수라장이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26일 오전 10시30분 강서구 옛 공진초등학교에서 '주민과 교육공동체가 함께하는 서울 특수학교 설립추진 설명회'를 개최했다. 시교육청은 지난 22일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서진학교)와 강남·서초 특수학교(나래학교) 등 2곳에 대한 설계를 확정했다.

설명회는 시작 전부터 난항을 겪었다.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반대 추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소속 회원과 주민 20여명은 이날 설명회 30여분 전부터 설명회 철회를 촉구하는 기습 집회를 벌였다. 비대위 회원들은 '주민의견 무시하는 일방적인 설명회는 즉각 철회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항의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방문한 오전 10시20분쯤에는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비대위 회원들은 설명회에 입장하려는 조 교육감을 막아섰다. 조 교육감은 "설명회에서 얘기 좀 제대로 들어보세요"라며 난감해했다. 일부 회원들은 "누가 마음대로 설명회를 추진하라고 했느냐, XX야"라며 욕설도 했다.

설명회 파행은 애초부터 예상됐다. 비대위는 서울시교육청의 설명회 참석 여부를 묻는 공문에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 장애학생 학부모들과도 설명회 일정과 장소 조율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학부모들은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옛 공진초 부지에서의 설명회를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서울 강서구 서진학교에서 열린 특수학교 설립추진 설명회 현장에서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8.3.2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26일 서울 강서구 서진학교에서 열린 특수학교 설립추진 설명회 현장에서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8.3.2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설명회 현장 역시 아수라장이었다. 비대위 회원들은 "왜 이렇게 주민 의견을 무시하느냐"며 항의했다. 일부 회원은 "조 교육감의 임기가 고작 3개월 남았다"며 "일방적으로 교육청이 설명회까지 연 것, 이것이 선거운동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설명회를 듣기 위해 참석한 장애학생 학부모들도 "조용히 하시라"며 맞받아쳤다. 이후 양측이 서로 고성을 지르면서 뒤엉켰다. 설명회는 20여분간 지연됐으나 시교육청의 강행으로 우여곡절 끝에 재개됐다.

조 교육감은 반발하는 비대위 회원들과 주민들에게 두 특수학교에 들어설 주민편의시설을 소개했다. 강남구 코엑스에 있는 '별마당도서관'이나 경기 파주시 '지혜의 숲' 같은 도서관과 편의시설이 상존하는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서진학교와 나래학교의 조감도와 공사일정, 입학절차까지 소개했다. 특수학교 설립을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6일 오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강서구 서진학교에서 열린 특수학교 설립추진 설명회에 참석하려다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에게 입장을 제지당하고 있다.2018.3.2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26일 오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강서구 서진학교에서 열린 특수학교 설립추진 설명회에 참석하려다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에게 입장을 제지당하고 있다.2018.3.2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비대위 회원과 일부 주민들은 설명회 종료 후에도 반발을 이어갔다. 설명회 파행을 주도했던 주민 A씨는 "우리의 요구는 서울 25개 구(區) 가운데 특수학교가 없는 8개 구에 먼저 세우고 부족하면 여기(공진초 옛 부지)에 지으라는 것"이라며 "강서구에는 이미 특수학교가 있으니 특수학교가 없는 구 학생들을 위한 교육행정을 펼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장애학생 학부모들의 지지와 여론의 힘이 실린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추진만 강행하는데 왜 다른 지역 특수학교 설립은 주저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조 교육감은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친구로서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이 험난해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특수학교 설립에 있어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그래도 학교를 세우기 위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kj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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