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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장사'하던 페이스북, 생존의 기로에 서다

사용자 데이터 판매후 통제는 사실상 불가능
제3자 악용 가능성 높아…CA 사건도 이 일환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2018-03-20 11:51 송고 | 2018-03-21 10:26 최종수정
페이스북 로고. © AFP=뉴스1
페이스북 로고. © AFP=뉴스1

페이스북이 '생존의 기로'에 놓였다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한 위기에 처했다.

케임캠브리지 애널리티카(CA)란 정치 데이터 업체가 페이스북에서 얻은 사용자 정보를 이용, 이들의 성향을 분석해 도널드 트럼프 대선 캠프에 넘겼다는 사실이 뉴욕타임스(NYT) 등을 통해 보도되면서다.
기본적으로 '사용자들의 정보(데이터)'를 기반으로 장사하고 있는 페이스북으로선 이것이 줄줄 새고 있었고 정치적인 활동에까지 이용됐다는건 이 회사의 DNA(본질)에 내재된 문제를 부각하고 있다고 CNN은 19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사용자들의 사생활과 데이터는 전혀 보호되지 못하고 있다는 불신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내용이다.

◇ 데이터 팔면서 "다른 이 주지 마라" 통제 안 된다

CNN은 페이스북의 사업 모델이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모아 앱 개발자들과 광고주들에게 판매하는 것이며, 이를 구매하는 주체들이 그 데이터를 제3자에게 어떤 동기를 가지고 주는지까지는 통제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이것은 누군가에게 담배를 팔고 친구들과 담배를 나누지 말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는 것.

CA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알렉산드르 코건 교수가 개발한 앱 '디스이즈유어디지털라이프'(thisisyourdigitallife)를 통해 사용자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 페이스북은 코건 교수에게 앱을 통해 사용자들의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코건 교수는 이를 통해 27만명의 사람들의 성향을 설문 조사했는데 이를 통해 5000만명이 넘는 페이스북 사용자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는 페이스북도 허용한,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부분.

그러나 앞서 말했듯 코건 교수 같은 앱 개발자가 갖고 있는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제3자에게 파는지 여부와 의도까지는 통제 불가능한 것이다. 규정에 따라선 데이터를 다시 팔 수 없게 돼 있다.

CNN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 2014년부터 이 부분을 더 잘 통제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해 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내부 관계자들은 누가 어떻게 구매한 데이터를 활용하고 제3자에 넘길지를 다 알 수는 없다고 전하고 있다.

◇ 경영진은 '침묵'…페이스북 악용 세력 많아져 사용자 더 떠날수도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나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코건의 사안에 대해선 이미 2015년에 이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왜 직접 공개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 사안에 대한 대외 창구역은 변호인가 맡고 있다. 변호인은 "포괄적인 대내외 검토를 하고 있으며 보도에 나오는 주장처럼 (확보한)페이스북 데이터가 여전히 존재하는지 그 정확성에 대한 파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잖아도 페이스북을 떠나는 사용자들이 많아지는 가운데 벌어진 이번 사태는 페이스북에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지난 분기 미국 내에서 활발하게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람 수가 1억8400만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분기 단위로 첫 감소였다. 지난해 25세 미만 사용자들은 280만명이나 떠났고 올해도 200만명은 잃을 전망이다. 

CNN은 내부 관계자를 인용, 페이스북의 'CA 스캔들'은 네트워크에 대한 사용자들의 환멸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점점 페이스북은 정치적 의도를 가진 그룹이나 외국 정부, 악의를 갖고 접근하는 세력들이 조작하기에 취약한 플랫폼으로 여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부터 사의를 밝혀왔던 보안 담당자 알렉스 스타모스는 이날 회사를 떠나겠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경영진들이 그에게 8월까지 있어달라고 달랬다는 사실도 전하면서 이는 경영진 내부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봤다.


s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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