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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폄훼' '추행의혹' 하일지에 동덕여대 '수업거부' 운동

2차가해 논란 '소설이란 무엇인가' 수업거부하기로
과거 여성혐오 발언 고발도…하교수 오늘 기자회견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2018-03-19 10:06 송고 | 2018-03-19 13:52 최종수정
16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인문관에 하일지 문예창작학과 교수(본명 임종주)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나붙어 있다. 2018.3.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16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인문관에 하일지 문예창작학과 교수(본명 임종주)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나붙어 있다. 2018.3.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사건 피해자와 '미투(#MeToo)운동' 비하 발언 논란, 학부생 성추행 의혹이 잇따라 제기된 동덕여자대학교 하일지 교수(본명 임종주·62·문예창작과)에 대한 교내의 비판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재학생들이 수업거부 운동과 대자보 부착 등 본격적인 규탄에 나선 가운데 하 교수는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19일 동덕여대 재학생 등에 따르면 문예창작과 재학생들은 이날 예정된 '소설이란 무엇인가' 강의에 대해 학과 차원에서 수업거부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수업거부운동에는 재학생은 물론 타과생들도 동참할 예정이다.

'소설이란 무엇인가'는 1학년 전공필수 수업으로, 하 교수는 지난 14일 해당 강의 도중 성폭력 피해자 2차가해 및 미투운동 비하발언을 해 한 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이날 수업에서 하 교수는 안 전 지사의 성폭력 가해 의혹과 관련, "피해자가 알고 봤더니 이혼녀더라. 오피스텔로 불러 3번인가 갔다고 한다"며 "처녀는 성관계를 할 때 심리적으로 두렵거나 낯설거나 해서 거부하는 그런 게 있다. 그런데 이혼녀는 처녀와 성적으로 받아들이거나 하는 게 다르다. 이혼녀도 욕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수업자료로 쓰던 소설 '동백꽃'이 "처녀가 순진한 총각을 따X으려는, 감자로 꼬시려고 하는 내용"이라며 "점순이가 남자애를 강간한 것이다. 성폭행한 것이다. 얘도 '미투'해야겠네"라고 이어나갔다.
논란이 일자 하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강의 내용은) 내 교권의 문제인데 그걸 이해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내가 사과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하 교수의 수업 중 여성혐오 발언에 대한 고발은 SNS와 학내 대자보 운동을 통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교내에 게시된 '하일지 교수 망언 모음집'이라는 제목의 대자보에 따르면 하 교수는 자신의 강의에서 "우리나라 페미니즘은 잘못됐다. 유럽 사람들은 '이런 페미니즘'을 하지 않는다", "페미니즘 배우지 마라, 남자 싫어하는 법만 배운다"며 페미니즘을 깎아내리는 발언도 했다.

해당 대자보에는 하 교수가 "나는 너같이 '여류작가' 냄새가 나는 것들을 혐오한다", "여자애들은 (성적인) 경험이 없을수록 글이 별로다", "여자는 본능적으로 남자에게 선택받고 싶어하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여자들이 아무렇지 않게 나체로 돌아다닌다"는 등, 학생과 여성에 대한 성적 모욕을 일삼았다는 내용도 함께 폭로됐다.

문예창작과 학생회는 또한 재학생을 대상으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하 교수의 수업 중 여성혐오 발언 등에 대한 제보를 취합하고 있다. 학생회 관계자는 "제보 내용을 취합해 대자보와 온라인을 통해 공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 교수는 이날 오후 2시 동덕여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앞서 동덕여대는 16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이날 하 교수를 출석시킨 가운데 성윤리위원회를 진행해 사실 확인에 나서기로 했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오늘(19일)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무슨 발표를 하실지는 저희도 모른다. 본인이 혹시라도 거취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다"며 "하 교수가 어떤 이야기를 할지에 따라 (성윤리위원회에도) 그 결과가 반영될 것 같다"고 밝혔다.


m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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