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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새판짜는' 김범수…경영시험대 오른 '여민수-조수용'

디자인과 광고 브랜드 전문가를 경영전면에 내세워
카카오 브랜드전략에 '주목'…수익실현이 남은 과제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2018-03-16 14:42 송고 | 2018-03-16 16:53 최종수정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 News1 이재명 기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 News1 이재명 기자


16일 새 사령탑을 맞은 카카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대 최고경영자(CEO) 발탁으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하더니, 이번에는 자신의 오랜동지인 '여민수·조수용'을 공동대표로 경영전면에 내세운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이번 승부수는 통할지가 관심사다.

이날 사령탑이 된 여민수 신임 대표(49)는 광고브랜드 마케팅 전문가다. 김범수 의장과는 2000년부터 NHN 시절에 함께 근무하며 인연을 맺었다. 2016년 9월 카카오에 합류하면서 광고사업 총괄부사장을 맡아 카카오의 최대 약점이었던 광고매출을 늘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여민수 대표와 호흡을 맞춰 카카오를 경영할 조수용 신임 대표(45)는 브랜드디자인 전문가다. 2003년 NHN에 합류하며 김범수 의장과 인연을 맺었고 2016년 10월에 JOH를 경영하다 카카오에 합류하면서 브랜드를 총괄했다.

여민수 대표와 조수용 대표는 한달 간격으로 카카오에 합류했고, 각각 광고와 브랜드로 특화돼 있긴 하지만 브랜드 전문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두 사람 모두 임지훈 대표시절에 입사해 카카오 브랜드를 다듬고 키우는데 손발을 맞췄다는 공통점도 있다.

전임 임지훈 대표는 2015년 8월 취임후 2년6개월동안 인수합병(M&A)을 주도하면서 카카오 계열사를 현재 60개로 늘려놓은 사람이다. 음원업체 멜론을 인수했고, 카카오택시와 카카오뱅크를 론칭하는 등 다양한 분야로 O2O 서비스를 확장시켰다.

그러나 카카오의 수익성을 개선하는데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카카오의 주가는 14만원대로, 4년전 카카오가 다음을 합병할 당시 주가보다 낮다는게 이를 방증한다. 실제로 카카오의 직원수는 3000여명으로 네이버와 비슷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네이버의 7분의 1 수준인 16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창사이래 첫 1조원 매출을 달성했지만 이것 역시 네이버의 4분의1 수준이다.

김범수 의장 입장에서는 '뼈아픈 현실'일 수밖에 없다. 결국 김 의장은 30대 CEO 대신 오랜동지였던 여민수-조수용에게 경영 지휘봉을 맡겼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전문경영인이 아니라 브랜드 전문가라는 점에서 관련업계는 의아해 했다. 통상 공동대표 체계에선 1명이 경영을 총괄하고 다른 1명이 마케팅이나 연구를 총괄하기 때문이다.

이에 관련업계는 김 의장의 의도가 결국 '카카오의 브랜드 강화'에 방점을 찍은 것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하고 있다. 카카오 내부소식을 잘 아는 업계 한 관계자는 "김 의장이 감성과 디자인으로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애플을 모델로 삼은 것같다"고 분석했다.

여 대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타깃 광고와 함께 카톡을 활용한 다양한 기업간거래(B2B) 광고사업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광고효과를 극대화하는 브랜딩 전략은 조수용 대표의 몫이다. 네이버 검색창과 판교 본사 건물을 직접 디자인한 조 대표는 이제는 카카오 전 계열사의 통일된 브랜딩 전략을 주도할 예정이다.

당장 멜론을 '카카오M'으로, 케이큐브벤처스를 '카카오벤처스'로 이름을 바꿨다. 다른 서비스들도 '카카오'라는 통일된 브랜딩 전략아래 속속 개편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카카오 계열사들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상장을 하거나 서비스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사내이사가 된 송지호 공동체성장센터장이 60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총괄하며 두 대표를 보좌하게 된다. 카카오의 초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던 송 센터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판교 본사에서 계열사 관리를 도맡고 있다. 송 센터장은 자회사들의 실적을 일일이 들여다보면서 '내실다지기'를 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 대표 모두 브랜드 전문가이기 때문에 앞으로 경영전반에서 김범수 의장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lsh5998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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