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사회 > 법원ㆍ검찰

'오패산 총격' 성병대, 재판장에 "양심적 재판하라" 항의

'불공정 재판' 주장…법관 기피신청 냈지만 기각
"재판장과 나는 법관-피고인 아닌 법적분쟁 관계"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18-03-13 13:19 송고
성병대씨. 2016.10.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번 법관 인사로 좌·우배석 판사님들은 다 바뀌었는데 왜 재판장님만 안 바뀌는 건가요. 재판장님이 경찰의 청탁을 받았다는 제 이야기가 맞아떨어지는 것 아닙니까? 재판장님은 어떻게든 이동하지 않고 저를 판결하려는 것 아닙니까. 그런 의심을 사지 않으려면 제 재판을 회피하셔야죠. 스스로 저를 다른 재판부로 보내주셔야죠. 저를 판결하려는 목적이 뭡니까. 제게 유죄 판결 내리면 뭐라도 떨어지나요?"

오패산 터널 인근에서 사제 총기를 난사해 경찰관을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성병대씨(48)가 법정에서 재판장에게 "재판이 불공정하다"며 항의했다. 재판부가 여러 설명을 했지만 화가 난 성씨는 시종일관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 심리로 13일 열린 공판기일에서 성씨는 "재판장이 불공평한 재판을 해 전날 법관 기피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성씨는 지난해 8월과 12월 재판부에 두 차례에 걸쳐 법관 기피 신청을 냈다가 기각됐다.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항고했지만 역시 기각됐다. 그는 지난 8일과 12일에도 또다시 법관 기피 신청을 두 차례 냈다.

재판부는 성씨의 신청을 기각한 이유에 대해 "소송 지연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며 "재판이 계속 지연되면 증인신문을 하지 못하고 재판을 종결해야 하는데, 이는 성씨에게 증인신문의 기회를 준다는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이에 성씨는 "소송지연으로 기피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건 재판부가 왜곡해 판단하는 것"이라며 "양심적으로 재판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판부가 "소송 지연 우려가 있을 경우 해당 재판부가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하자 "형사소송법 21조를 보면 기피신청을 당한 법관은 재판에 관여하지 못하게 돼 있다"고 맞받기도 했다.

2016년 10월 ‘오패산 터널 총격사건’으로 순직한 고(故) 김창호 경감의 영결식에서 유가족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16.10.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성씨의 항의는 재판 진행과 관련해서도 이어졌다. 그는 "제가 받은 공판기일변경명령서에는 6일로 예정된 공판이 오늘로 바뀌었는데, 전 6일에 재판이 있다는 통지를 받지 못했다"며 "법원 홈페이지에만 6일로 올리고 제게는 통지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통지되기 전에 공판기일이 변경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하자 성씨는 "제 재판을 방청하러 오는 사람은 인터넷을 보고 올 것"이라며 "그런 공판기일 정보를 제때제때 올려주지 않으면 착오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판이 열리는 법정이 변경된 점에 대해서도 "전에는 방청객이 많았지만 오늘은 두 명밖에 되지 않는다"며 "법정을 옮길 때마다 확 줄어드는데, 장소가 바뀐 걸 몰라서 못 오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성씨는 이날 법정에서 수갑을 찬 채로 재판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공판 중에는 수갑을 풀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가 "구치소에서 수갑을 채울 필요성이 있다고 해 채운 것"이라고 해명하자 그는 "교도소 측의 말만 믿으면 안 된다"며 "재판장이 알아서 판단하셔야지, 교도소가 상급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제가 대법원장 앞으로 재판장에 대한 진정서를 냈고, 재판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 기피 신청을 기각한 것에 대한 고소장도 냈다"며 "지금 재판장님과 저는 (법관과 피고인이 아니라) 법적 분쟁 관계"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저는 그렇지 않다"며 "사안에 관해서는 사건 내용으로만 판단한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오는 27일 오후 2시 공판을 열고 증인신문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성씨는 2016년 10월 서울 강북구 오패산로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부동산 업자 이모씨를 살해하려다 탄환이 빗나가자 쇠망치로 머리를 5회 가격하고 행인 이모씨에게 총상을 입혔다. 이 과정에서 112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고(故) 김창호 경감은 성씨가 발사한 탄환에 숨졌다.

검찰 조사결과 성씨는 경찰에 대한 피해망상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재판부는 성씨에게  "사회적 불안을 야기한 범행이고 그로 인한 사회적 질서와 혼란 등 그 결과가 너무 막대하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