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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시진핑이 부럽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맞나?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8-03-05 14:14 송고 | 2018-03-05 22:28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백악관에서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백악관에서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전세계가 중국의 전인대(전국인민대표자회의)를 주시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영구집권을 시도하는 정치행사이기 때문이다. 시 주석의 종신집권 시도에 어느 나라도 대놓고 반대를 못하지만 걱정 가득한 시선으로 전인대를 바라보고 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민주주의를 크게 훼손할 수 있어서다.
이 와중에 시진핑 주석의 영구집권 시도를 축하하는 발언이 나왔다. 그것도 민주주의의 수호천사를 자처하는 미국에서 말이다. 게다가 미국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의 영구집권을 축하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 

미국의 CNN은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의 영구집권 시도를 “훌륭하다(great)”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별장인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재선 기금 마련을 위한 비공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주석은 이제 종신 대통령이다. 종신 대통령. 그는  훌륭하다. 우리도 언젠가 (연임제한 철폐를) 시도해 봐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CNN은 이날 오찬이 전반적으로 농담과 웃음이 섞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시 주석 관련 발언을 농담으로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러시아 스캔들과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권력 강화에 부러움을 표출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농담이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민주주의의 챔피언을 자처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적절치 않다.

이것은 기자만의 생각이 아니다. 민주당 의원인 로 카나는  트위터를 통해 “농담일지라도 시진핑처럼 종신대통령이 되는 것은 가장 비미국적인 정치행위”라며 “조지 워싱턴이 무덤에서 일어날 일”이라고 일갈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이었던 워싱턴은 “민주주의에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3연임을 권유하는 측근들을 물리치고 은퇴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지도자를 옹호하는 발언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세계에서 시진핑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권위주의적 지도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기간부터 푸틴 대통령을 두고 “미국의 대통령들보다 낫다. 존경한다”고 말했다. 당선 이후에도 지난해 2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사회자가 지금도 푸틴을 존경하느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일언지하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에 사회자가 "푸틴은 킬러"라며 딴죽을 걸자 트럼프 대통령은 "킬러는 많다. 우리도 킬러를 많이 갖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뿐 아니라 마약사범과 전쟁을 벌이며 인권유린을 자행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인권단체의 큰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쯤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독재자 사랑’은 유별난 데가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미국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전도사였다. 세계에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가치를 선전해 왔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가치를 앞장서 무너트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 미국이 2차대전 이후 심혈을 기울여 구축해 온 자유무역 질서를 크게 흔들었다. 물론 이전 정권도 보호관세를 부과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전세계를 상대로 무차별적인 무역전쟁을 선포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서 시진핑 주석이 부럽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함으로써 민주주의적 가치도 크게 훼손했다. 

이럼에도 트럼프를 진정한 미국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더욱 불가사의한 것은 이런 대통령을 용인하는 국민이다. 미국의 사전에는 ‘탄핵’이라는 단어가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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