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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기의 책보기]사람은 고쳐 못 써도 성격은 고칠 수 있다

변광호의 ‘E형 인간 성격의 재발견’

(서울=뉴스1)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2018-02-28 09:42 송고
 ‘E형 인간 성격의 재발견’ 표지(사진출처: 인터넷교보문고)

어려서 아이큐(IQ·지능지수)란 숫자에 주눅이 들었다가 청소년기를 지나 이큐(EQ·열정지수)란 단어를 접하고는 공감이 컸다. 타고난 머리보다 후천적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수없이 겪었기 때문이다. 좀 더 지나서는 아예 IQ가 얼마인지도 잊었다. 그건 과학적 현상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인정할 생각이 없는 혈액형에 따른 성격이나 손금 안에 든 운명처럼 무의미했다.
‘사람 고쳐 못 쓴다’는 말이 있다. 속담으로 치면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거나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뜻이다. 뇌의 성숙기가 지나면 그때까지 몸에 밴 심성이나 행동 양태, 습관 등은 고치기가 쉽지 않다. 이들의 종합이 '성격'이다. 사람마다 성격 유형에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급한 사람, 느긋한 사람, 낙천적인 사람, 비관적인 사람, 완벽주의자, 대충 흘리고 다니는 사람.

신라 고승 원효가 해골 바가지의 물을 마신 후 깨우쳤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다’는 일화는 일찍부터 다들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의 삶은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일치하기 어렵다. 그 행동을 지배하는 것이 성격(마음)이다. 우리는 대부분 마음이 가슴 안에 들어있다고 생각하지만 마음은 뇌에 들어있다. 1300~1500g의 뇌가 인간을 관장하는 것이다. 외부의 자극에 반응해 뇌가 호르몬을 분비해 신경에 전달하는데 이것이 결국 성격을 규정짓는다. 호르몬의 균형이 가장 잘 이루어진 상태의 인간이 ‘E형 인간’이다.

‘신이 던진 돌멩이를 발로 차서 몸을 다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그 돌을 주춧돌 삼아 집을 짓는 사람이 있다. E형은 집을 짓는 사람’이라며 이 E형의 특성을 분석한 저자 변광호는 정신신경면역학 의사다. 책 ‘E형 인간 성격의 재발견’은 그가 지금까지 겪어온 (암)환자들의 성격 유형과 투병 과정, 결과와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 등을 연구해 정립한 의학 보고서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음으로써 행복해진다’ 식의 철학적, 관념적 산문과 달리 ‘임상 과학’이라는 뜻이다. 다행인 것은 ‘타고난, 후천적으로 고착된 성격을 고치기는 쉽지 않지만 그것의 장점을 살림으로써 E형 성격을 강화시키는 것은 가능하다’는 점이다.

A형 인간은 완벽주의자다. B형은 낙천주의자, C형은 소심하고 착한 사람, D형은 적대적인 사람이다. A는 늘 걱정투성이지만, B라고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C는 남을 배려하다 스스로 상처를 많이 입는다. D는 세상과 불화로 힘들어한다. E형은 낙관도 비관도 쉽게 하지 않는다. 슬픔, 기쁨, 분노 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전화위복에도 능하다. 감사와 배려의 마음이 크고 누군가와의 대화를 즐긴다. 그래서 끝까지 ‘행복하게’ 사는 경향이 짙다.
변광호 의사는 각각의 성격 중 장점을 살리는 훈련으로 E형 성격을 강화해야 할 당위성과 방법을 독자들에게 가르쳐준다. 일자리 부족,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분노사회일수록 ‘스스로를 보호하고, 타인과 공존을 모색하는 E형 인간’의 삶의 질이 더 좋기 때문이다.

◇E형 인간 성격의 재발견/변광호 지음 /불광출판사 펴냄 /1만5000원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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