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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상태 제주공항…지연율 1위 불명예 타개책은?

혼잡·비혼잡노선 교차 편성, 대형기 투입 고려
제2공항 요원한 상황서 '특단 대책' 마련 필요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2018-02-26 15:20 송고 | 2018-02-26 16:15 최종수정
제주국제공항 전광판. 2018.2.6/뉴스1DB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국제공항 전광판. 2018.2.6/뉴스1DB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국제공항이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전국 주요 공항 중 가장 높은 지연율을 보이면서 지연 운항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7년 항공교통서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공항별 지연율은 제주공항 13.8%, 청주공항 9.9%, 김포공항 9.1%, 인천공항 7.2%, 김해공항 6.7%, 대구공항 6.5% 순으로 나타났다.
항공기 지연 기준은 국내선은 30분, 국제선은 1시간으로 제주공항 지연율은 2016년 22.1%보다는 8.3%p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가장 높았다.

이는 김포~제주, 김해~제주 등 국내 혼잡 노선을 반복적으로 오가는 항공기가 많아지면서 선행편 지연 시 연결 지연(95.2%)이 많은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제주공항에서 시작된 연결 지연은 타 공항의 지연율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활주로로 운영하는 전 세계 공항 중 두 번째로 많은 여객 수송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제주공항의 높은 지연율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제공항협회(Airports Council International) 조사 결과 제주공항 2016년 수송객은 2604만1115명으로 터키의 사비하곡센 공항(수송객 2828만5578명)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많았다. 이는 연간 수용능력(2500만명)을 넘어선 수치다.

2016년 항공기 운항횟수는 17만2743회로, 연간 최대치인 17만2000회를 웃돌며 포화상태에 놓였지만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주공항은 최대 35회인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에 맞춰 1분40초마다 항공기를 이·착륙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급증하는 항공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공항공사는 고속탈출유도로 신설 등 제주공항 단기 인프라 확충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를 통해 2019년 여객처리능력을 3100만명, 항공기 운항횟수를 18만9000회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의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이러한 규모를 금세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돼 포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추가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제주시 제주국제공항에서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는 모습. 2015.11.10/뉴스1DB © News1 이석형 기자
제주시 제주국제공항에서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는 모습. 2015.11.10/뉴스1DB © News1 이석형 기자

이에 국토부는 항공사와 협의해 항공사 스케줄에 혼잡 노선과 비혼잡 노선을 교차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항공사들이 300석 이상 대형기를 투입해 여객처리 능력을 키워 운항 항공기 편수를 줄이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주공항은 수요에 비해 인프라가 부족하다보니 이미 포화상태”라며 “하지만 항공수요가 급증해 좌석난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항공편을 줄이기도 어려운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인프라 확충 공사를 하고 있지만 활주로 추가 확보가 어려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지금으로서는 대형기를 투입해 여객처리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최선”이라며 “대형기를 투입하는 항공사에는 제주공항 착륙료를 감면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아시아나의 경우 동계스케줄을 편성하면서 대형기를 투입해 항공기를 18편 가량 감편함으로써 운항횟수를 줄이는 대신 수용능력은 그대로 유지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이미 대형기를 투입 중이다.

대형기는 항공기 분류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대게 260석에서 300석 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제주공항 운항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대형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대형기 투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제주공항 항공사 운영위원회 관계자의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300석 규모의 대형기는 그라운드 타임(항공기 지상체류시간)이 소형기에 비해 2배 이상 걸리기 때문에 200석 규모의 소형기 두 편을 띄우는 효과보다 운송실적이 떨어진다”면서 “최근 50석 규모인 소형항공기에도 슬롯을 내줬는데 이는 국토부 방침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토부는 2025년 개항을 목표로 ‘제주 제2공항’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현재 도민 갈등에 부딪혀 기본계획 수립조차 하지 못하는 단계여서 고질적인 지연 문제 해결을 위한 보다 실효성 있는 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asy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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