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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결산⓸] 남북 공동입장, 그리고 평화의 메시지 전한 단일팀

(강릉=뉴스1) 이재상 기자 | 2018-02-26 04:03 송고
9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한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기수는 대한민국 봅슬레이 원윤종 선수와 북한여자아이스하키 황충금 선수. . 2018.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9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한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기수는 대한민국 봅슬레이 원윤종 선수와 북한여자아이스하키 황충금 선수. . 2018.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지난 9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반도기를 맞잡은 공동기수 한국의 원윤종(봅슬레이)과 북한의 황충금(아이스하키)이 나타나자 평창올림픽스타디움은 환호성이 쏟아졌다.
남북 선수단이 동계올림픽 최초로 남북 공동입장을 하며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널리 알리는 순간이었다. 우려와 기대 속에 출범했던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도 전 세계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감동을 선사했다.

새러 머리 감독이 지휘하는 남북 단일팀은 이번 대회에 출전, 5전 전패로 8개 팀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결성된 단일팀은 스포츠를 넘어 평화의 메시지를 널리 전파했다.

단일팀은 지난달 21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남북 올림픽 회의에서 출범을 알렸다. 북한 선수 12명과 한국 선수 23명까지 35명이 올림픽 무대에 출전하게 됐다. 남북 합의에 따라 22인 게임 엔트리에 3명의 북한 선수가 무조건 출전해야 했다.
1월 25일 북한 선수단이 진천선수촌에 합류한 뒤 단일팀은 본격적인 담금질에 나섰다. 머리 감독은 선수들이 빨리 친해질 수 있도록 라커를 '南南北南(남남북남)'식으로 배치하는 등 배려했다.

지난달 4일 인천선학링크서 열린 스웨덴과의 평가전(0-3 패)에서 첫 선을 보인 단일팀은 5일 결전의 땅 강릉에 발을 내디뎠다.

단일팀은 남북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공동 입장한 개회식에서도 모든 선수들이 참가, 많은 박수를 받았다. 여기에 단일팀의 공격수 박종아(한국)과 정수현(북한)이 나란히 성화주자로 나와 최종 주자인 김연아에게 성화를 전달해 또 다른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코리아는 10일 펼쳐진 스위스와의 올림픽 데뷔 무대에서 긴장감 속에 0-8로 대패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등 VIP 등이 대거 현장을 찾아 독려했지만 세계와의 격차는 분명했다.

하지만 바흐 위원장은 결과보다 단일팀의 의미에 주목했다. 그는 "단일팀이 보여준 평화와 존중, 우정이라는 가치가 바로 올림픽 정신이었다. 단일팀 덕분에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가 울려 퍼졌다"고 높이 평가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랜디 희수 그리핀이 14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리그 3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슛팅을 하고 있다. 이 슈팅은 단일팀의 첫골로 연결됐다.2018.2.1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랜디 희수 그리핀이 14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리그 3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슛팅을 하고 있다. 이 슈팅은 단일팀의 첫골로 연결됐다.2018.2.1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코리아를 향한 세계 각지의 찬사는 이어졌다. 미국의 안젤라 루기에로 IOC 선수위원은 "단일팀이 노벨평화상을 받도록 요청하고 싶다"면서 "그들의 희생은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기에로 위원은 "단일팀은 단순히 국가와 팀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그들이 만들어 낸 힘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2차전인 스웨덴과의 경기마저 0-8로 패한 단일팀은 14일 열린 일본과의 조별예선 3차전에서 랜디 희수 그리핀이 기념비적인 올림픽 첫 골을 터트렸다. 그리핀이 기록했던 역사적인 첫 득점 퍽은 캐나다 토론토에 자리한 IIHF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됐다.

단일팀은 마지막까지 간절히 원했던 1승을 하진 못했지만 투지 있는 플레이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단일팀 수비수 엄수연은 "퍽을 맞는다고 뼈가 부러지지 않을 것이다. 몸을 던져서라도 꼭 이기고 싶다"고 승부욕을 보이기도 했다.

바흐 위원장은 "단일팀이야 말로 남북한과 IOC, 종목별 국제연맹들이 상호 존중을 위해 노력한 산물"이라며 "앞으로도 평화의 대화를 이어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세라 머리 감독이 20일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순위결정전(7-8) 코리아 대 스웨덴의 경기를 마치고 박철호 북측 감독과 포옹을 하고 있다. 이날 단일팀은 스웨덴을 상대로 1대6으로 패했다. 2018.2.2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세라 머리 감독이 20일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순위결정전(7-8) 코리아 대 스웨덴의 경기를 마치고 박철호 북측 감독과 포옹을 하고 있다. 이날 단일팀은 스웨덴을 상대로 1대6으로 패했다. 2018.2.2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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