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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홍대 비법 공유·반지하ATM까지…청년들 '도시재생' 아이디어 쏟아내

140명 청년 모여 무박2일 해커톤 대회…홍대문화중계소 등 아이디어 '톡톡'

(서울=뉴스1) 김희준 기자 | 2018-02-25 15:59 송고
도시재생 해커톤에 참여한 청년들 © News1

"홍대상권의 비법을 도시재생 사업가들이 공유하는 문화공유 중개소가 필요합니다" (신혜린 씨)
"활용도가 낮은 반지하를 현금인출기(ATM기) 등이 있는 주거서비스 공간으로 만들 겁니다"(송은별 씨)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대해 청년들이 내놓은 아이디어다. 지난 23일 열린 '청년 도시재생 해커톤' 행사에 참여한 140여명의 청년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지난 23일 오후 1시. 서울 선유도역 인근 사회적 공유공간 캠퍼스디(Campus D) 건물로 들어서니 청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날 행사는 다음날 오후 1시까지 무박2일로 진행됐다. 

해커톤이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마라톤을 하듯 긴 시간 동안 아이디어 창출, 기획 등 과정을 통해 최종 결과물을 만드는 위크숍이다.

이에 따라 건물 입구 데스크엔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국토교통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회적 디자인 기업인 '안테나' 직원들이 행사 참석자 접수로 분주한 모습이다.  

안테나 관계자는 "행사는 멘토역할을 할 도시재생 전문가와 사회적 기업대표가 간략한 소개를 한 뒤에 청년들이 멘토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이후 홍대와 문래, 대림 등에 팀을 꾸려 답사한 뒤 이를 바탕으로 무박2일의 논의 끝에 도시재생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연계한 청년 새싹 기업(스타트업)의 저변 확대를 위해 마련됐다. 

의견도출 과정을 적어둔 게시판. 무박2일 논의의 흔적이 엿보인다. © News1

◇ 무박2일 도시재생 해커톤…전국 140여 청년 몰려 

행사를 지원하는 황규홍 LH 도시재생지원기구 정책팀장은 "5년 간 전국 500여곳에 진행되는 도시재생 뉴딜의 핵심은 사업을 정착시키고 아이디어를 마련하는 활동가와 사회적 기업"이라며 "이번 행사는 이 같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언급했다.

오후 2시가 되자 행사장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140여명의 청년과 전문가들로 가득 찼다. 대부분 지역의 소규모 사회적 단체에 참여하고 있거나 지역재생에 관심이 높은 이들이다.  

대구 달서구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올라온 노경민 센터장은 "대학동아리에서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시작한 관심이 여기까지 왔다"며 "다양한 아이디어을 얻어갔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사회적협동조합 '문화 숨'의 장미나 문화기획팀장도 "공연활동이 도시재생과 융합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멘토로 소개된 기업과 단체의 면면도 다양했다. 조합부문에선 청년들의 비영리주거모델을 만들고 있는 민달팽이유니온을 비롯해 경기청년협업마을, 빈집은행 등이, 문화부문에선 다양한 지역문화기획을 담당하는 독립기획자 외 마을기업을 운영하는 내마음은콩밭, 1%공작소 등이 참여했다.

건축의 경우 신림고시촌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썬랩과 도심컨텐츠 공급을 중점으로 한 어반플레이 등이, 디자인에선 이날 행사를 주관한 안테나 외 대지를 위한 바느질, 세이지 디자인 등이 함께 했다.

이중 빈집은행의 최환 대표는 "인하대 근처 빈집을 청년주거공간으로 활용하자는 기획에서 빈집은행이 시작됐다"며 "지금도 반지하에 버섯키우기 등 생활 속의 상생모델을 통해 고군분투 중"이라고 밝혀 청년들의 호응을 얻었다.  

1시간 남짓 멘토 소개 뒤 원하는 멘토를 중심으로 5~8명의 청년들이 꾸려졌다. 이어 꾸려진 15개의 팀이 홍대 등 3곳의 답사현장으로 이동했다.  

기자는 임강륜 시흥 경기청년협업마을 팀장이 이끄는 홍대답사팀에 들어갔다. 답사팀엔 의외의 팀원도 있었다. 박영규 LH 미래혁신실 부장은 "현장목소리를 도시재생에 반영하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의 기획 과정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진주에서 올라왔다"고 높은 참여의지를 나타냈다. 이밖에 또 다른 팀에선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인 이주원 두꺼비하우징 대표의 모습도 엿보였다.

답사는 홍대역에서 출발해 홍대정문 인근 상권을 둘러보고 빈집을 인수해 공유공간 사업을 추진 중인 로컬스티치의 사업현장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꾸려졌다.

국토교통부 제공© News1

◇ 반지하 ATM기 서비스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 도출


홍대에선 고도화된 상권과 그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문제에 대한 화두를 주제로 답사가 이뤄졌다. 이어 로컬스티치가 운영 중인 공유공간 임대 건물에선 구도심의 빈집 활용을 위한 다양한 팁을 얻을 수 있었다. 이밖에 답사과정에선 빨래방과 까페의 결합한 가게와 작은 가게들을 한 건물에 모아놓은 '어쩌다 가게' 등 아이디어 돋보이는 사회적 기업을 살펴봤다.  

한 팀원은 "종전엔 도시공간 곳곳에 이 같은 아이디어가 구현되고 있는지 몰랐다"며 "특히 짜투리공간 활용과 아이디어를 실제 구현하는 과정의 조언 등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답사를 마치고 행사장으로 돌아온 시각은 오후 8시. 이때부터 현장에서 찍어온 사진을 중심으로 도시재생 아이디어 기획을 위한 무박의 마라톤회의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반지하 공간을 활요한 도심서비스 공간 확보가 아이디어 주제로 결정됐다. 밤샘 논의을 거쳐 현금인출기, 세탁방 등 주거에 필요한 서비스를 활용도가 낮은 주거건물 지하공간에 배치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역시 홍대현장을 둘러본 이웃팀에선 홍대 놀이터 인근을 축으로 한 발달된 상권에 주목했다. 발표를 맡은 신혜린(27) 씨는 "홍대상권 지역에 문화공유 중개소를 만들어 각 지역 도시재생 활동가 등이 이곳의 문화동향 등을 배워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기획했다"며 "여기엔 젠트리피케이션이나 과도한 상업화 등에 대한 문제점 인식도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문래와 대림지역을 답사한 팀들도 쇠퇴한 도심을 되살리고 사회적 서비스 제공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밤샘 작업에 참여한 한 학생은 "졸음에 쫓기느라 힘들었지만 앞으로 추진될 도시재생 과정의 일부를 경험할 수 있었다"며 "오늘 배운 도출과정을 통해 앞으로도 도시재생 활동에 적극 참여할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박준형 국토부 도시재생사업단 지원정책과장은 "이번 행사는 다소 막연했던 사회적 기업과 활동가 중심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구현한 것"이라며 "이번 행사에 참여한 청년들이 각 지역에서 전국 500여곳의 도시재생 사업의 싹을 띄워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h9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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