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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둘이 못딴 메달, 넷이 해냈다…봅슬레이 4인승, 기적의 레이스

아시아 봅슬레이 사상 첫 은메달 쾌거

(평창=뉴스1) 권혁준 기자 | 2018-02-25 12:12 송고
왼쪽부터 원윤종-김동현-전정린-서영우. ⓒ News1 
왼쪽부터 원윤종-김동현-전정린-서영우. ⓒ News1 

원윤종(33·강원도청)-서영우(27·경기BS연맹)의 2인승 팀이 6위로 '노메달'에 그쳤을 때만 해도 한국 봅슬레이의 올림픽 메달은 4년 뒤로 미뤄야 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인승보다 기대가 적었던 4인승팀이 해냈다. 그야말로 '기적의 레이스'였다.

원윤종-전정린(29·강원도청)-서영우-김동현(31·강원도청)으로 이뤄진 한국은 25일 오전 강원 평창군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봅슬레이 4인승에서 1~4차레이스 합계 3분16초38로 니코 발터(독일)조와 함께 공동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들은 한국 봅슬레이 역사를 새롭게 썼다. 지난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한국 썰매의 개척자 강광배가 이끈 4인승팀이 첫 출전을 한 이래 이번 대회는 한국 봅슬레이의 3번째 올림픽이었다.

그동안 괄목할 만한 발전이 있었다. 한국에서 열리는 평창 올림픽을 목표로 많은 투자를 통해 실력을 끌어올렸다. 스켈레톤에서는 윤성빈, 봅슬레이에서는 원윤종-서영우가 두각을 나타냈다.

원윤종-서영우는 이번 대회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이들은 2015-16시즌 월드컵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윤성빈보다도 먼저 정상을 찍은 팀이다. 홈트랙의 이점을 살린다면 금메달까지도 도전할만 하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출발이 좋지 못했다. 1차 레이스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불운에 실수까지 겹치면서 11위에 그쳤고, 남은 3번의 레이스에서 끝내 만회하지 못해 6위에 머물렀다. 그간 올림픽 무대에서 10위 안에 든 적도 없었기 때문에 6위만으로도 대단한 성적이었지만 이들에게 건 기대감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4인승팀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4인승 팀은 그간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낸 적이 없었다. 월드컵에서는 2016-17시즌 2차대회에서 5위를 기록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고, 지난해 평창에서 치러진 테스트이벤트에서도 7위를 마크했다. 단 한 번도 메달권 성적을 낸 적이 없기에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워보였다.

하지만 이들은 똘똘 뭉쳐 일을 냈다. 지난해부터 4인승 연습 비중을 늘리면서 기량을 향상시켰고, 무엇보다 평창 트랙을 수없이 반복 연습하면서 익혀놓은 것이 큰 자산이었다.

한국 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 왼쪽부터 서영우, 김동현,  전정린, 원윤종. © News1
한국 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 왼쪽부터 서영우, 김동현,  전정린, 원윤종. © News1

원윤종-서영우는 유력 메달 종목이었던 2인승에서 메달을 수확하지 못했지만 4인승을 위해 다시 힘을 냈다. 꼭 메달을 따야한다는 부담감은 내려놓고 오로지 자신들의 주행에만 집중했다.

2인승팀이 아쉬움을 삼키는 모습을 진천에서 TV로 지켜봤던 김동현, 전정린은 평창에 합류한 뒤 최대한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노력했다. 다행히 원윤종과 서영우도 빠르게 마음을 다잡았고, 넷은 똘똘 뭉쳤다.

엄청난 노력과 함께 행운도 따라줬다. 1차레이스에서 주행 순서 추첨 결과 첫 번째 순서를 받은 것. 봅슬레이에서는 일반적으로 먼저 주행을 할 수록 유리하다. 경기를 치를 수록 썰매날에 의해 트랙 위의 얼음이 손상돼 노면상태가 안 좋아지기 때문이다. 앞서 2인승 1차레이스에서 가장 마지막인 30번을 뽑았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였다.

이용 감독은 4인승 경기를 앞두고 "기대하던 바는 있었지만 2인승이 끝난 뒤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했다. 선수들에게 성적에 대한 압박감을 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오히려 부담을 내려놓은 뒤 반전과 기적의 레이스를 펼쳐보였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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