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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이상호, '역사적 은메달'까지 8년의 성장 과정

2010년 국제무대 데뷔, 2017년 월드컵·2018년 올림픽 메달

(평창=뉴스1) 정명의 기자 | 2018-02-25 11:04 송고
대한민국 이상호가 24일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8강 토너먼트에서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후 환호하고 있다. 이상호는 이날 금메달 네빈 갈마리니(스위스)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2018.2.2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대한민국 이상호가 24일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8강 토너먼트에서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후 환호하고 있다. 이상호는 이날 금메달 네빈 갈마리니(스위스)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2018.2.2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20대 초반의 '배추보이' 이상호(23·한국체대)가 한국 설상 종목의 역사를 새로 써내려가고 있다. 이미 한국 설상 역사의 산증인이다.

이상호는 지난 24일 평창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나온 설상 종목 메달이다.
한국은 지난 1960년 스쿼밸리 올림픽에 처음 설상 종목선수를 파견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한국 선수들은 눈 위에서 경쟁을 벌이는 종목에 출전했지만 메달은 획득하지 못했다. 이상호가 58년만에 한국 설상의 한을 풀었다.

이상호가 국제 무대에 데뷔한 것은 지난 2010년 8월 뉴질랜드 마운트 헛 FIS 대회에서였다. 이후 이상호는 주니어 세계선수권, 유로파컵, 노암컵 등에서 경험을 쌓았다. 2011년 이탈리아 발마렌코에서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는 16위에 오르며 첫 국제대회 본선 진출을 경험했다.

월드컵에서 40위권을 전전하던 이상호는 2013-14시즌, 이탈리아 발마렌코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평행대회전 2위에 오르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14-15시즌 중국 야불리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는 평행대회전 금메달, 평행회전 동메달을 획득해 주니어 무대를 평정했다.
2015-16시즌은 이상호가 본격적으로 성인 무대에 뛰어들어 기량을 급성장시킨 때다. 유로파컵에서는 한 번도 16강 진출 티켓을 놓치지 않았고, 3위 안에 입상한 대회만 4개에 이르렀다.

2016-17시즌부터 이상호는 한국 설상 종목의 새역사를 써내려갔다. 시즌 첫 월드컵이던 이탈리아 까레자 대회에서 평행대회전 4위에 오르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시즌 막바지에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2관왕, 터키 카이세리 월드컵 평행대회전 은메달을 차지했다.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아시안게임 스노보드 종목에서 처음 나온 기록. 월드컵 은메달 역시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이다. 연거푸 두 차례 역사를 다시 쓴 이상호다.

대한민국 이상호가 24일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획득하고 있다. 이상호의 은메달은 한국 스키 사상 첫 메달이다. 2018.2.2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대한민국 이상호가 24일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획득하고 있다. 이상호의 은메달은 한국 스키 사상 첫 메달이다. 2018.2.2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대한스키협회의 지원도 이상호의 메달에 큰 힘이 됐다. 4년 전 소치 올림픽 때와 이번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선수단 지원은 큰 차이를 보인다.

2014년 소치 대회에선 이상헌 알파인 스노보드 총감독이 열악한 환경 속에 선수들을 지도했다. 그러나 이번엔 이상헌 총감독을 중심으로 전문 코치진이 꾸려졌다. 대한스키협회 회장사, 롯데 그룹 신동빈 회장의 지시였다.

크리스토프 귀나마드 외국인 기술 전문 코치, 손재헌 체력담당 트레이너, 이반 도브릴라 왁싱 담당 코치, 프레드릭 시모니 물리치료사 등이 이상호의 은메달을 도운 전문 코칭스태프다.

여기에 박태환, 박인비의 심리 상담 멘토인 조수경 박사도 합류했다. 조수경 박사는 지난 18일부터 경기가 끝난 24일까지 선수단과 휘닉스 평창에서 함께 지냈다. 이상호는 조수경 박사에게 멘탈을 집중 관리 받았다.

이상헌 총감독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도 주효했다.  5월부터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약 3개월 간은 체력 훈련에만 집중했다. 특히 매주 목요일엔 선수들의 체력 극대화를 위해 인터벌 트레이닝을 실시했다.

인터벌 트레이닝 다음날에는 선수들의 피로를 풀어주면서 균형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용인에 위치한 저수지에서 수상스키 훈련을 진행했다. 선수들은 수상스키 훈련으로 피로와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국제 무대에 데뷔한 지 8년. 훌쩍 큰 이상호는 아시안게임, 월드컵, 올림픽에서 모두 메달을 따내며 한국 설상 역사에 굵은 획을 그었다. 이상호의 재능과 노력, 스키협회의 지원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docto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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