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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머리 감독 "북한 선수들 어제도 지도…문지기 단어 배웠다"

(강릉=뉴스1) 이재상 기자 | 2018-02-23 17:40 송고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새러 머리 감독이 23일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2018.2.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새러 머리 감독이 23일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2018.2.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어제도 1시간 동안 지도했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공식 일정은 마무리 됐지만 새러 머리 총 감독의 지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머리 감독은 23일 강릉 올림픽 파크내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기는 모두 마쳤지만 계속 비디오 세션 등을 통해 북한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다. 굉장히 열정적이다. 어제도 오후에 1시간 정도 시간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올림픽회의에서 결성된 남북 단일팀은 25일 북한 선수 12명이 한국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출항을 알렸다. 합의에 따라 북한 선수 3명이 반드시 22인 게임 엔트리에 포함되야 했다.

기대와 우려 속에 평창 올림픽에 나선 단일팀은 5연패로 대회를 마쳤다.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스위스에 0-8로 졌고, 2차전에서도 스웨덴에 0-8로 대패했다. 예선 3차전인 일본과의 경기(1-4 패)에서 랜디 희수 그리핀이 역사적인 첫 골을 넣었지만 승리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단일팀은 5-8위 결정전에서 스위스에 0-2로 졌고, 20일 열린 최종 7-8위 결정전에서 스웨덴에 1-6으로 패하면서 이번 대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단 1승도 올리지 못했지만 평화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 의미있는 행보였다.

일찍 해산한 남자 대표팀과 달리 단일팀은 25일 열리는 폐회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비교적 자유로운 한국 선수들과 다르게 북한 선수들은 선수촌 외에는 잘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머리 감독은 "식사 때마다 북한 선수들을 본다"고 근황을 전하며 "예정대로 영상 교육을 실시했다. 어제도 1시간 가깝게 선수들을 가르쳤다"고 웃었다.

머리 감독은 당초 대회 일정을 마무리 한 뒤 북한 선수들을 별도로 아이스에서 지도하려고 했지만 장소가 마땅치 않아 비디오세션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그는 "북측 선수들이라고 크게 다를 것 없다. 같은 코리안의 피가 흐르고 그냥 소녀 같다. 춤도 추고, 함께 수다도 떨고 한다. 난 그냥 모든 선수들은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세라 머리 감독이 20일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순위결정전(7-8) 코리아 대 스웨덴의 경기를 마치고 박철호 북측 감독과 포옹을 하고 있다. 이날 단일팀은 스웨덴을 상대로 1대6으로 패했다. 2018.2.2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세라 머리 감독이 20일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순위결정전(7-8) 코리아 대 스웨덴의 경기를 마치고 박철호 북측 감독과 포옹을 하고 있다. 이날 단일팀은 스웨덴을 상대로 1대6으로 패했다. 2018.2.2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백지선 남자 대표팀 감독은 머리 감독을 향해 "강한 여성"이라고 했다. 항상 냉정했던 머리 감독도 스웨덴과의 최종전을 마친 뒤 박철호 북한 감독을 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됐다.

그는 "백 감독이 최종전이 끝난 뒤 더 울더라"면서 "스스로 굉장히 터프하다고 생각하는데 마지막 경기 끝나고 눈물이 나오더라. 2~3년에 한번 울 정도로 눈물이 많지 않은데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러워서 감정이 복받쳤다"고 말했다.

머리 감독은 이번에 배운 북한 단어로 '문지기'를 꼽았다. 그는 "골리를 문지기라고 한다더라. 재미 있었다"고 미소 지었다.

반면 좋아하는 한국 단어로는 '거북이'라고 했다. 그는 "다른 이유는 없고 발음이 재미있다. 거북이가 너무 좋다"고 까르르 웃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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