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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깊어지는 '네이버'…구글·페북에 시장뺏기고 규제까지

'검색+AI' 결합으로 이탈하는 젊은층 잡기 안간힘
'상생' 프로젝트 지원 강화하고 댓글도 전면 개편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2018-02-22 12:27 송고 | 2018-02-22 14:54 최종수정
지난 21일 열린 네이버 '커넥트' 행사에서 기조연설하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 © News1 민경석 기자
지난 21일 열린 네이버 '커넥트' 행사에서 기조연설하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 © News1 민경석 기자


'포털강자' 네이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외연을 확대하는데 성공했지만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강자들이 네이버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상황인데 포털에 대한 정치권의 규제 올가미는 점점 조여오기 때문이다. 여기에 툭하면 골목상권 침해 비난까지 받고 있으니 사업외연을 넓히기도 조심스러운 상태다.

지난 21일 열린 네이버의 '커넥트 2018' 행사에서 네이버의 이같은 고민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을 중소상공인·창작자들과의 상생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논란을 겪고 있는 댓글을 의식한듯 "댓글 운영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네이버는 2년전부터 중소상공인과 창작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프로젝트 꽃'을 전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현재 1만명의 창작자들이 발굴됐고, 연매출 1억원 이상이 되는 사업자들도 1만명 이상 배출했다. 네이버는 그간의 성과를 이렇게 강조하면서 올해도 이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네이버가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존재가 아니라, '상생'하는 존재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프로젝트 꽃'을 통해 네이버에 대한 검색독점 논란을 희석시키는 한편 뉴스와 댓글 등 정치적으로 예민한 서비스에 대해 책임소재를 덜어내보겠다는 의도도 숨어있다.

현재 네이버는 포털 중립성 논란과 자사 서비스의 독점 논란으로 정치권뿐 아니라 이용자들에게도 비판을 받고 있다. 간편결제서비스 '네이버페이'는 불공정서비스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고, 댓글조작 논란으로 이용자 반발이 거세지면서 네이버가 직접 경찰수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할 것 없이 포털을 향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정치권은 6년전에 이미 위헌판결을 받았던 '댓글실명제'를 다시 꺼내들고 있고, 야당은 포털콘텐츠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국가의 망을 임차해 사용하는 이동통신사들과 비슷한 법적 의무를 지게 하는 '뉴노멀법'까지 발의한 상황이다.

네이버를 비롯한 인터넷 업계는 "불법정보가 유통된다는 이유만으로 플랫폼 사업자에게 상시 모니터링 의무와 과중한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인터넷을 경직된 검열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집단반발하고 있지만 네이버가 뉴스 임의편집 등으로 스스로 신뢰를 잃으면서 이용자들까지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네이버가 이런저런 규제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사이에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 시장 영향력을 점차 키우고 있다. 구글은 국내 제조사와 손잡고 음성 AI비서를 접목해 검색점유율을 끌어올리는 한편 국내에서 3000만명이 즐기는 '유튜브'를 통해 아예 국내 모바일 광고시장을 집어삼켰다. 10대 상당수는 네이버가 아닌 유튜브에서 검색하고 있어, 네이버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검색환경이 PC·모바일에서 AI스피커 등으로 영역이 확장되면서 기존 사업방식으로 검색시장 1위를 지키기 힘들 것이라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이날 한 대표는 "10대가 유튜브를 통해 검색하는 등 검색환경이 바뀌면서 걱정도 많고 위기감이 크다"면서 "네이버는 이미지와 텍스트 위주로 검색이 되고 있기 때문에 동영상에 대한 검색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라며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네이버가 올해 핵심 키워드로 '검색과 AI의 접목'을 꼽은 이유도 이와 무관해보이지 않는다. 전통적인 검색방식으로 젊은 사용자층을 끌어들일 수 없으니, 검색기능에 AI를 접목시켜 '똑똑한' 검색이 될 수 있도록 진화시키겠다는 것이다. 또 AI기능을 접목한 검색서비스를 다른 국내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공을 들이고 있다. LG유플러스와 AI스피커 사업을 함께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올해는 검색기술과 AI 기술을 결합해 창작자와 스몰비즈니스가 사용자와 연결될 수 있는 시공간을 확장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수많은 정보가 유통되는 플랫폼으로서의 책임감을 뼈저리게 느낀만큼, 내년 20주년을 앞두고 이용자에 집중하며 기술을 통해 답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lsh5998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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