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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女 팀추월 논란' 백철기 감독-김보름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

(강릉=뉴스1) 김도용 기자 | 2018-02-20 19:24 송고 | 2018-02-20 19:59 최종수정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선수가 20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단체 팀 추월 스피드스케이팅 준준결승전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눈물을 닦으며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18.2.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선수가 20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단체 팀 추월 스피드스케이팅 준준결승전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눈물을 닦으며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18.2.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여자 팀추월 대표팀 논란과 관련,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과 김보름이 모든 책임은 자신들에게 있다면서 사과했다. 김보름은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렸다. 
백철기 감독은 20일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여자 팀추월이 끝난 뒤 많은 분들이 비난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함께 참석한 김보름 역시 "경기 후 저의 인터뷰를 보고 마음의 상처를 받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 반성하고 있다"고 사죄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하기로 했던 노선영(29)은 감기 몸살로 불참했다.

김보름, 노선영, 박지우(20)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19일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3분03초76을 기록, 8개팀 가운데 7위에 머물면서 탈락했다.
이날 한국 팀추월은 결과를 떠나 내용면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여자 팀추월은 3명이 팀을 이뤄 총 6바퀴를 돌아 가장 마지막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기록으로 순위를 가린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세명이 호흡을 맞춰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주면서 레이스를 펼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이날 한국 대표팀에서는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마지막 바퀴에서 레이스를 이끈 김보름, 박지우와 뒤에 자리한 노선영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이런 모습 자체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경기 후 "마지막에 (선영 언니의)체력이 많이 떨어지면서 격차가 벌어졌다"고 웃으면서 말하는 김보름의 인터뷰가 그대로 방송을 타면서 논란이 일었다. 비난이 거세졌고 김보름은 경기 후 자신의 SNS를 폐쇄했다.

백철기 감독은 "많은 분들이 마지막 바퀴 때 노선영을 2번째 순서에 넣지 않은 것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는데, 이는 경기 전날 노선영이 제시한 작전이다. 더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 앞에 2명이 속도를 유지하고 노선영이 뒤에서 따르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었다. 위험성이 있었지만 (노선영의)사기가 떨어질 수 있음을 우려, 의견을 받아들였다"면서 "노선영이 1500m 성적도 좋고 컨디션도 좋아보여 수락했다.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고 작전 실패를 인정했다.

경기 후 노선영을 남겨두고 김보름, 박지우가 먼저 경기장을 빠져 나간 것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있다. 선수들 모두 서로 미안한 감정 때문에 그런 분위기가 연출 된 것 같다. 지도자 입장에서 (선수들을)챙기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고 밝혔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선수가 20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단체 팀 추월 스피드스케이팅 준준결승전 관련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이고 있다. 2018.2.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선수가 20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단체 팀 추월 스피드스케이팅 준준결승전 관련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이고 있다. 2018.2.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다음은 백철기 감독과 김보름의 일문일답.

-여자 팀추월 작전에 대해 설명해달라.
▶(백철기 감독·이하 백 감독)먼저 팀추월 이후 많은 분들에게 비난을 받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송구스럽고 죄송하다.

처음 준비할 때는 3명이 한 바퀴씩 돌아가면서 이끌기로 했다. 그러나 올림픽이 시작된 뒤 코칭스태프가 다른 팀들의 기량을 점검했을 때 선수들이 힘을 합치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생각해 계획을 바꿨다. 김보름에게 50%에 해당하는 3바퀴를 책임 질 수 있냐고 물어봤고 김보름도 응했다. 나머지 3바퀴는 다른 두 명이 책임지기로 했다.

경기 후 노선영을 마지막 바퀴 때 3번째 놓은 것에 대해 의구심이 많았다. 이는 경기 전날 노선영이 제시한 계획이다. 더 좋은 기록을 위해서 노선영이 중간에 들어가는 것보다 속도를 유지한 채 뒤에서 따르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위험성이 있었지만 선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없어 무시할 수 없었다. 노선영이 1500m에서 좋은 성적도 냈고 컨디션도 좋아보여 수락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게 있다.

-노선영은 왜 불참했나.
▶(백 감독) 기자회견에 오기 전 감기몸살이 너무 심해서 참석할 수 없다고 연락이 왔다.

-노선영과 이야기는 나눠봤나.
▶(김보름) 경기가 끝난 뒤 시간이 너무 늦었다. 선영이 언니와 방도 달랐다. 따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경기 막판 스퍼트를 내야 하는 상황이었나.
▶(백 감독)선수들 모두 4강에 가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연습, 대화를 통해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완벽하게 준비를 했다. 노선영이 홀로 뒤에 처진 것은 링크 내 분위기 때문에 앞에 있는 선수들이 뒤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도자들이 큰 소리로 차이가 벌어졌다고 했지만 분위기 때문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세 선수가 똑같이 21일 열리는 팀추월 7, 8위전에 출전하나.
▶(백 감독)노선영의 감기몸살이 심하다고 해서 체크해본 뒤 판단하겠다.

-인터뷰 태도가 논란이 됐다.
▶(김보름)경기 후 진행된 인터뷰를 보고 마음의 상처를 받은 분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 반성하고 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선수가 20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단체 팀 추월 스피드스케이팅 준준결승전 관련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잠겨 있다. 2018.2.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선수가 20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단체 팀 추월 스피드스케이팅 준준결승전 관련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잠겨 있다. 2018.2.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경기 후에 노선영을 남겨두고 김보름, 박지우가 먼저 나갔다.
▶(백 감독)반성하고 있다. 세 명 모두 서로 미안한 감정 때문에 그런 분위기가 연출됐다. 지도자들이 챙기지 못한 것이다. 미안하다.

-팀추월 훈련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백 감독)요소요소 많은 준비를 했다. 강릉에 도착한 뒤에는 노선영의 1500m가 끝날 때까지 팀추월에만 집중했다. 지금까지 매스스타트 훈련은 한 적이 없다.

-마지막에 갑자기 속도를 올린 이유가 무엇인가
▶(김보름)3명 모두 3위를 노렸다. 선수마다 역할과 그 역할 속에서 정해진 랩타임이 있었다. 이를 해야 4강에 오를 수 있었다. 앞에 4바퀴를 잘 타다보니 욕심이 생겼고 마지막 2바퀴를 29초대에 끊어야 한다는 생각만 앞섰다. 결승점에 온 후 뒤에 (선영) 언니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선두에 있을 때 뒤에 선수들을 챙기지 못한 것은 내 잘못이다.

-비난에 대해 억울한 면도 있나
▶(김보름)경기적인 부분에서 내가 선두에 있을 때 뒤를 못 본 것은 내 잘못이다. 억울한 것은 없다. 나에게 결과에 대한 책임이 가장 많다.

-경기 후 박지우가 기록을 세우는 면에 집중한다는 말을 했다.
▶(백 감독)이해를 해줘야 하는게 아직 어린 선수다. 여기 오지 못한 이유도 '선영이 언니가 못가면 자신도 못가겠다'고 벌벌 떨더라.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는데 힘을 좀 달라. 응원해달라.

-노선영이 다른 선수들과 잘 지냈나.
▶(백 감독)얼마 전 기사에서는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팀추월 훈련을 임하고 있다는 기사도 나왔다. 노선영이 재입촌한 뒤 처음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후에는 운동장 밖에서 잘 지내고 화합하는 분위기였다.

-김보름과 박지우는 앞으로 매스스타트도 남았다.
▶(백 감독)현재 상황에서 선수들이 힘들어한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 된다. 많은 힘을 보태줘서 좋은 경기를 하게끔 도와줬으면 좋겠다.

-노선영이 선수촌에서 나올 때 소외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발언했다.
▶(백 감독)기회가 되면 나중에 충분히 설명하겠다. 이번에는 팀추월에 대한 것만 답하고 싶다.

-4강에 오르기 위해 목표로 뒀던 시간대는 언제인가.
▶(백 감독)2분59초를 예상했다. 실제 4위가 2분59초대를 기록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던 기록이었다. 결과에 못 미쳐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dyk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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