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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미중 무역전쟁이 한국에 의미하는 것은?

미국 북핵문제 해결에 중국 카드 버렸다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8-02-20 14:59 송고 | 2018-02-20 15:37 최종수정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점입가경이다. 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그 영향이 한국에도 미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2일 중국산 태양광전지에 관세 부과를 위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취한 데 이어 이달 18일에는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해 반덤핑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 와중에 한국도 유탄을 맞고 있다. 한국산 세탁기가 무역보복 대상에 포함된 데 이어 한국산 철강도 포함됐다.

18일 미국 상무부는 한국을 비롯한 12개국의 수입 철강을 관세 부과 대상으로 지정했다. 한국이 12개국에 들어간 것은 한국이 중국철강을 우회수출하는 나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미국 철강협회는 “한국은 중국산 냉연강판을 수입해 강관을 만들어 미국에 밀어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9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열연공장에서 생산된 열연코일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2018.2.19/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19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열연공장에서 생산된 열연코일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2018.2.19/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한국 언론은 경제적 영향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 미국이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국 카드를 버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은 북한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중국을 지렛대로 북핵문제를 풀려 했다. 이른바 ‘빅딜’이다. 중국이 북핵문제를 해결해 주면 미국이 중국에 무역보복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지난 1년 동안 이같은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일부에서 대중 무역보복을 주장할 때도 “중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무역보복을 가할 수는 없다”고 중국을 두둔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의 이 같은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의 트위터를 보면 그 과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 장면-1 : 2017년 5월 29일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북한은 이웃인 중국에 엄청난 결례를 했다. 하지만 중국은 열심히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때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 장면-2 : 2017년 7월 29일
그러나 지난해 7월 한 달 사이에 북한이 두 차례나 대륙간탄도탄(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정말 실망했다. 중국은 말만 할 뿐 정작 북한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며 중국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중국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낸 순간이다. 

# 장면-3 : 2017년 12월 28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공해상에서 북한에게 불법적으로 원유공급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중국은 우리를 충분히 돕고 있지 않다. 중국이 우리를 돕지 않는다면 내가 항상 하고 싶다고 했던 일(무역보복)을 하게 될 것"이라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통해서 북핵문제를 풀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대중 무역보복이라는 칼을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대중 무역보복을 한다는 것은 중국을 더 이상 북핵문제 해결사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을 대신해 북핵문제를 해결 또는 중재할 나라가 있을까? 아마도 한국일 것이다.

한국은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김여정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을 통해 남북간 핫라인도 개설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미국과 북한에 핫라인을 갖고 있는 나라는 한국뿐인 듯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운전대’에 앉은 것이다. 한반도의 운명을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북미 평화협상을 이끌어 내는 것은 실로 지난한 작업일 것이다. 미국은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비핵화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보유하고 있는 핵을 인정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국이 한 치의 양보 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운전대에 오르는 기회를 잡았으나 난코스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어떻게 이 난제를 풀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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