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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울 자사고, 일반고 때보다 서울대 합격자 2배 늘었다

전환 전후 비교 결과…수능 1·2등급도 2배로 증가
'비교육특구 자사고'는 서울대 합격자 3배로 늘어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2018-02-18 10:00 송고 | 2018-02-18 10:27 최종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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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자율형 사립고(자사고)가 일반고 때보다 서울대 합격생이 2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수학, 영어 세 영역에서 1·2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도 자사고 전환 후 2배로 늘었다. 비(非)교육특구 소재 자사고는 서울대 합격자 수가 3배로 증가했다.
18일 뉴스1이 종로학원하늘교육과 함께 서울지역 22개 자사고의 수능 성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자사고로 전환하기 전인 2011학년도와 전환 후인 2015학년도 수능 성적 변화를 비교했다. 서울지역 자사고는 2010년과 2011년 일반고에서 자사고로 전환했다. 2015학년도 수능은 교육당국이 공개하는 원자료에서 고교를 추정할 수 있는 마지막 해다. 하나고는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해 제외했다.

분석 결과 서울지역 22개 자사고의 수능 성적은 일반고 때보다 크게 높아졌다. 국어, 수학, 영어 세 영역에서 1·2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이 2011학년도 9.0%에서 2015학년도 19.9%로 10.9%p 증가했다.

자사고 전환 후 수능 1·2등급 비율이 2.2배 수준으로 늘었다. 수능 1·2등급 학생 비율은 해당 고교에서 상위권 학생의 분포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다. 상대평가로 치러지는 수능에서 1등급은 상위 4%, 2등급은 상위 11%에 해당한다.

일반고 시절과 비교해 수능 1·2등급 학생 비율이 가장 늘어난 학교는 세화고(서초구)다. 일반고 때는 17.7%였지만 자사고 전환 후 40.7%까지 올랐다. 학생 5명 중 2명은 국어, 수학, 영어에서 평균 2등급 이상을 받았다는 말이다.
강남·서초구 소재 자사고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세화고에 이어 현대고(강남구)도 수능 1·2등급 비율이 11.7%에서 33.2%로 21.4%p 늘었다. 중동고(강남구)는 16.5%에서 36.1%로, 세화여고(서초구)는 17.9%에서 37.3%로 증가했다.

비교육특구에 있는 자사고도 수능 1·2등급 학생 비율이 크게 늘었다. 장훈고(영등포구)는 일반고 때 0.5%에 불과했지만 자사고 전환 후 12.5%로 증가했다. 숭문고(마포구)도 3.8%에서 15.3%로 3배가량 늘었다.

22개 자사고의 서울대 합격자 수도 일반고 때보다 증가했다. 서울대 합격자 수가 일반고 때인 2011학년도 입시에서는 총 105명이었으나 2018학년도(최초합격자 기준)에는 216명으로, 2.1배 수준으로 늘었다.

역시 세화고가 가장 많이 늘었다. 일반고 당시 11명에서 22명으로 2배로 늘었다. 보인고(송파구)는 3명에서 13명으로 10명 늘었다. 비교육특구인 도봉구에 있는 선덕고도 2명에서 12명으로 증가했다.

경문고(동작구)와 장훈고는 서울대 합격생이 한 명도 없었으나 올해 입시에서는 9명이 합격했다. 이대부속고(서대문구)도 일반고 때 0명이던 서울대 합격자가 올해 7명으로 늘었다. 숭문고도 일반고 때 0명이었지만 올해 3명이 서울대에 합격했다.

서울대 합격자 증가세는 강남·서초·송파·양천구 등 교육특구보다 비교육특구에서 두드러졌다. 교육특구에 있는 8개 자사고는 74명에서 120명으로 1.6배 수준으로 늘었다. 비교육특구에 있는 14개 자사고의 2018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수는 96명으로, 일반고(31명) 때의 3.1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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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로 일반고 몰락?…강남·양천구 일반고는 수능 1·2등급 비율 ↑

자사고에 우수학생이 몰리면서 학력수준이 크게 향상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일반고에 앞서 전기에 신입생을 먼저 모집하는 자사고의 '우수학생 선점' 효과가 수치로 확인됐다고도 볼 수 있다. 강남·서초 등 교육특구가 아닌 지역의 자사고도 마찬가지다.

일반고는 수능 1·2등급 학생 비율이 다소 감소한 사실도 이 같은 추론에 힘을 싣는다. 서울시내 일반고의 수능 국·수·영 2등급 이내 학생 비율은 2011학년도 5.8%에서 2015학년도 5.7%로 0.1%p 떨어졌다. 25개 자치구 중 19개 구가 하락했다.

거꾸로 수능 1·2등급 학생 비율만 놓고 보면 자사고 때문에 일반고가 황폐화했다고 단정짓기 어려운 면도 있다. 19개 구에서 일반고 수능 1·2등급 학생 비율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14개 구는 감소폭이 0.2~0.9%p 수준이다. 3개 구는 1.5~1.6%p 줄었다. 도봉구는 2.1%p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자사고 3개가 몰려 있는 강남구는 일반고도 수능 1·2등급 학생 비율이 같은 기간 15.2%에서 17.0%로 1.8%p 증가했다. 양천구도 자사고 2곳이 있지만 일반고의 수능 1·2등급 학생 비율이 같은 기간 7.3%에서 9.3%로 2.0%p 늘었다. 두 곳 다 교육특구라는 공통점이 있긴 하지만 '동반상승'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사립 일반고인 숙명여고(강남구)는 수능 국·수·영 2등급 이내 비율이 2011학년도 15.9%에서 2015학년도 33.2%로 2배로 늘었다. 사립 일반고인 단대부고(강남구) 역시 16.2%에서 19.6%로 3.4%p 증가했다. 공립 일반고인 경기고(강남구)도 13.3%에서 15.8%로 늘었다. 비교육특구 중에서도 중구(2.6→3.4%)와 동대문구(2.3→2.4%)는 일반고 수능 1·2등급 학생 비율이 각각 0.7%p, 0.2%p 늘었다. 자사고가 중구에는 1곳, 동대문구에는 2곳 있다.

이른바 강남지역 자사고와 강북지역 자사고가 일반고였을 때의 수능 성적에 차이가 크다는 점도 곱씹어 볼 만한 대목이다. 강남지역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하더라도 이른바 '입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휘문고(강남구)는 일반고 때인 2011학년도 수능에서도 1·2등급 비율이 24.6%였다. 강남·서초구의 다른 자사고 4곳 중에서도 3곳은 2등급 이내 비율이 17~18%대, 1곳은 11.5%였다. 양천구에 있는 자사고인 송정고와 한가람도 일반고 때 수능 1·2등급 비율이 각각 14.7%, 13.8%로 2등급까지 비율인 11%보다 높았다.

반면 비교육특구에 있는 자사고 14곳 중에서는 일반고 때 수능 1·2등급 비율이 4%를 넘은 곳이 6곳으로 절반이 안 됐다. 각각 7.0%, 7.5%가 최고였다. 2등급까지 합쳐도 1등급 비율(4%)이 안 되는 학교가 절반이 넘었던 셈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이른바 학부모가 선호하는 일반고는 강남에 몰려 있고 그 중 일부가 자사고로 전환한 데 반해 강북지역 자사고는 '랜드마크' 성격을 갖는다"라며 "결과적으로 비교육특구에도 학부모 선호도가 높은 학교가 만들어지면서 우수한 학생들이 그 지역에 남는 효과가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임 대표는 "자사고와 일반고를 동시선발하게 되면 특히 비교육특구에서 '지역 명문 일반고'에 배정받기 위한 경쟁이 가속화할 수 있다"며 "일반고 경쟁력을 올리기 위한 정책과 유인책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학부모 선호도가 높은 학교만 없애버리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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