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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시작과 끝' 최순실, 구속부터 징역 20년 선고까지

법원 "崔 범행으로 국정혼란·대통령 파면 초래"
특수본 1기-특검-특수본 2기 모두 기소

(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2018-02-13 19:40 송고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News1 민경석 기자

대한민국을 뒤흔든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인물 최순실씨(62)의 1심 재판이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1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하고 72억여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최씨는 검찰 특별수사본부 1기, 박영수 특별검사팀, 특별수사본부 2기가 모두 기소한 인물이다. 관련 재판만 '미르·K스포츠재단 직권남용' '영재센터 직권남용'(특수본 1기), '삼성 뇌물' '이대 비리'(특검), '롯데·SK뇌물'(특수본 2기) 등 크게 5개다. 이날 최씨가 선고받은 혐의는 '이대 비리' 사건을 제외하고 18개에 달한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최고 정치권력자인 대통령과 오랜 친분을 바탕으로 대통령 등의 권한을 이용해 기업들에게 재단 설립과 관련한 출연을 하도록 강요했다"며 "최씨의 범행 및 광범위한 국정개입 등으로 국정질서는 큰 혼란에 빠졌고, 결국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이라는 사태까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정농단 사건의 주된 책임은 헌법상 부여된 책무를 방기하고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지위와 권한을 사인에게 나누어 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를 이용해 국정을 농단하고 사익을 추구한 최씨에게 있다"며 "그럼에도 최씨는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변명으로 일관하며 이 사건 범행을 기획된 국정농단이라고 주장하며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 그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국정농단' 사태 시작…쏱아지는 '비선실세' 의혹

최순실씨를 향한 의혹은 2016년 9월께 시작됐다. 의혹만 난무했던 상황은 다음달인 10월 최씨의 태블릿PC를 입수한 JTBC가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66)의 연설문을 수정하는 등 국정에 관여했다는 보도를 하면서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검찰은 최씨 의혹 수사를 위해 특별수사본부를 꾸렸다. 2016년 10월30일 도피 중이던 독일에서 귀국한 최씨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아 긴급체포를 거쳐 구속됐다.

박 전 대통령의 측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9),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9)과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 측근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9), 김종 전 문체부 2차관 등 연루된 사람들도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2016년 12월 국회가 발의한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압도적인 표를 얻어 가결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도 본격 개시됐다.

특검팀은 최씨 조카 장시호씨의 도움을 얻어 최씨의 제2태블릿PC를 입수해 수사를 했고 결국 특검 수사를 종료하며 최씨를 뇌물수수·알선수재 등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특검의 바통을 이어받은 검찰 2기 특별수사본부는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되자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은 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또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불구속기소 됐고, 최씨는 롯데·SK그룹 관련 제3자뇌물수수 혐의가 추가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은 뒤 석방되고 있다.  © News1 신웅수 기자

◇이재용, 장시호…최순실 재판 화제의 증인들

최순실씨의 재판은 숱한 화제를 낳았다. 대통령이 함께 공범으로 적시된만큼 정치·경제계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법정에 나와 증언을 했다. 황창규 KT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씨의 재단 후원 강요 혐의에 대해 상세한 증언을 내놨다.

반면 최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재판정에 서게 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증언을 거부했다. 최씨와 함께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피고인석에 외에 증인석에는 서지 않았다.

최씨의 '제2 태블릿PC'를 증거로 제출하며 검찰과 특검에 큰 도움을 준 조카 장시호씨는 증언에 나설 때마다 폭탄발언으로 최씨를 궁지에 몰았다. 최씨가 딸 정유라씨의 임신 관련 요구를 박 전 대통령이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화를 냈다거나, 박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에 현금이 있다고 말했다는 등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관계, 영향력을 거리낌없이 폭로했다.

최씨의 측근이었으나 등을 돌린 전직 더블루K 직원 고영태, 노승일, 박헌영씨, 미르·K스포츠재단 임직원들도 최씨가 재단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운영에 개입했고 사익을 추구하려고 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내놨다.

최씨가 국정농단 사태를 기획한 주범이라 지목한 고씨나 노씨 등은 최씨와 신랄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592억 뇌물' 관련 76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7.9.2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태블릿PC·안종범 수첩' 논쟁부터 檢 구형까지

박 전 대통령이 탄핵 결정 이후 구속기소 되면서 지난해 5월 두 사람이 나란히 피고인석에 섰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을 탄핵까지 몰고 온 자신을 자책했으나 박 전 대통령은 최씨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박 전 대통령이 본인의 구속연장 결정에 반발해 변호인이 모두 사임하고 재판에 나오지 않으면서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법정 만남은 약 5개월 만에 끝났다. 이에 법원은 최씨에 대해 먼저 선고할 뜻을 밝혔다.

태블릿PC나 안 전 수석의 수첩에 대한 증거능력을 놓고 논쟁은 계속됐다. 최씨 측의 끈질긴 요청으로 태블릿PC에 대한 감정이 이뤄졌고, 관계자 증인신문까지 진행됐다.

최씨 측은 고원기획 대표였던 김수현씨가 녹음한 고씨와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을 국정농단 사태가 만들어졌다는 주된 증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안 전 수석의 수첩에 대해선 증거능력이 없다며 일관되게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 정 전 비서관과 박 전 대통령, 최씨와의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 등으로 최씨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최씨는 국정농단 사태의 시작과 끝"이라며 "박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소위 비선실세로서 정부조직과 민간기업의 질서를 어지럽히며 국정을 농단해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국가 위기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이라고 징역 25년과 벌금 1185억원, 추징금 77억9735만원을 구형했다.

최씨는 최후진술에서 "어떤 사익을 취한 적이 없는데 1000억원대 벌금을 물리는 건 사회주의에서 재산을 몰수하는 것보다 더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혐의를 극구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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