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명절이 무서워"…설에도 '고향' 못 가는 백화점·마트 직원들 '애환'

백화점 직원들, 명절 앞두고 일주일 새 이틀만 귀가하기도
본사 직원들도 개인차량으로 배송 업무 투입…본사 "어쩔 수 없다"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18-02-14 15:01 송고 | 2018-02-14 16:37 최종수정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우리 백화점 직원들 중 12시 이전에 퇴근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밀려드는 주문을 모두 처리하고 상품을 채워 넣으려면 추가 근무는 당연합니다. 명절이 정말 무섭습니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식품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의 하소연이다. 그는 경상남도가 고향이지만 몇 년째 명절에 고향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일주일 동안에는 단 이틀만 귀가했었다고 토로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서비스산업노조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은 전날 오전 서울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마트, 백화점, 면세점은 설 당일을 의무휴일로 지정하라"고 주장했다.

이는 설을 앞두고 대다수 백화점 및 대형마트 직원들이 과도한 업무량을 호소하면서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이다. 명절을 맞아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인력이 현저하게 부족해 몰려드는 주문을 다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정해진 기간 안에 제품을 배송하거나 매대에 진열하기 위해 새벽까지 남아서 야근을 하고 있다.

본사 사무직 직원들도 예외일 수 없다. 명절을 앞두고 각 백화점과 대형마트 본사 직원들이 직접 고객의 집으로 배송을 다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차량이 부족한 탓에 개인 차량으로 배달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직접 상품을 선정하고 구매하는 상품기획자(MD)들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그 중에서도 식품 관련 업무를 맡은 이들은 귀가를 꿈도 꾸지 못하는 실정이다.

예컨대 백화점 및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농수축산물은 대부분은 당일날 수요를 예측해서 발주를 넣는다. 이를 위해 각 지방 현장에 찾아가서 새벽 1시부터 6시까지 물량을 확인하고 배송차량에 실은 뒤 서울 및 경기도에 위치한 신선식품센터로 이동한다. 운송용 차량에서 '쪽잠'을 자는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다.

반면 각 유통기업들은 연중 최대 대목인 명절 연휴 초반에 문을 닫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막대한 매출 차질이 발생하는 탓이다. 직원들의 일손을 덜어주기 위해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추가 수당을 빠짐없이 지급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대형 백화점 관계자는 "최대한 교대로 업무에 투입하고 있지만 일손이 부족한 탓에 작업장 한켠에서 휴식을 취해가며 일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불만을 최소화하고자 특근 수당 등 보상제도를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대형마트 관계자도 "명절기간 직원들의 하소연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라며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또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명절 당일 영업하는 경우에는 사전에 지원자를 받고 최소 인력으로 단축 운영을 하는 등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dm@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