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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한국맥널티 이은정 대표 "커피사업하고 싶으세요? '오타쿠' 되세요"

"전 국민이 커피전문가…창업가도 전문가 돼야"
올리브영에 제품 공급 추진 "여성 소비자 겨냥"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2018-02-13 08:00 송고 | 2018-02-13 09:46 최종수정
이은정 한국맥널티 대표가 13일 <뉴스1>과의 인터뷰 후 자사 커피 제폼을 들고서 미소를 짓고 있다. (맥널티 제공)© News1

"커피 사업을 하려면 오타쿠(열중하는 사람)가 돼야 해요. 오타쿠란 말이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남들이 보기에 특이할 정도로 한 분야에 열중하는 분들이 성공합니다"

국내 원두커피 산업 1세대 창업가 이은정 한국맥널티 대표(여·54)의 말이다. 그는 최근 연희동 본사에서 <뉴스1>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전 국민이 커피전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커피로 성공을 하려면 '준 전문가'인 국민들을 "만족시킬 정도로 본인 스스로도 커피에 몰입해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충고한다. 

커피 산업 열풍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번화가든 동네든 몇 걸음만 하면 커피 매장들이 줄줄이 들어서 있다. 2016년 기준 커피 판매 시장 규모는 3년 간 50% 이상 성장해 6조4041억원에 도달했다. 말 그대로 '커피공화국'이다. 커피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자 수는 최소 2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990년대만 해도 퇴직한 이들은 '치킨집'을 차렸지만 이제 커피매장 문을 열고 있다. 상대적으로 창업에 필요한 자본이 적게 들다보니 젊은이들도 뛰어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커피사업에 대한 환상이 많은 것 같다"며 "최근 유명 업체들이 경영 위기에 몰린 비극적 상황을 맞은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 "철저한 시장조사 없이 성공 어렵다"

특히 소비자 입맛이 까다로워진 만큼 품질 경쟁력없이는 시장 공략이 어렵다고 조언한다. 이 대표가 한국맥널티를 설립한 1997년만 해도 '다방커피'라고 불리는 '믹스 커피’가 대세였다. 원두커피 맛 자체가 새로워 소비자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21세기 커피공화국'의 한국 소비자들은 커피맛을 보고 좋은 원두인지 아닌지 감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 대표가 "커피 원두와 제조 과정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 소비자를 만족시켜라"고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맥널티는 '초저온 미세 분쇄기술'로 불리는 원천기술로 커피를 제조한다. 원천기술은 △영하 195도 이하 초저온 동결 △물길제거 통한 수분제거 △마하단위 충격파 분쇄 등 과정으로 이뤄졌다. 아프리카 동부 에티오피아산 원두 '아라비카'를 원료로 쓰는 것도 경쟁력이다.

이 대표는 커피 제조 과정은 물론 아프피카와 남미 등 해외 원두 원산지의 정보까지 꿰고 있었다. 그는 "더 좋은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 시장 조사를 꼼꼼히 한다"며 "철저한 조사없이는 시장을 공략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한국맥널티는 시장에서 인정받는 '강소기업'이다. 원두 커피를 포함해 인스턴트 커피·녹즙 음료를 대형마트·백화점 등에 공급해 판매하고 있다. 2016년 기준 국내 원두커피 시장 점유율로 23.9%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은 329억원으로 전년보다 1.2% 증가했다.

올해 1월에는 온라인 쇼핑업체 G마켓에서 최고 판매(BEST) 제품에 맥널티 병커피 3종(아이리쉬크림향 병커피·헤이즐넛향 병커피·카라멜향 병커피)이 이름을 올렸다. 그는 "소비자가 원하는 커피 맛을 끊임없이 연구한 결과"라며 "우리 업체 커피맛의 기준은 나나 경영진이 아닌 '소비자'"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 "프랜차이즈 사업엔 '신중'…확신들 때 투자"

한국맥널티는 헬스앤뷰티 업체 '올리브영'에 그린빈 커피를 공급해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커피생두인 그린빈은 체중 조절에 효과적이라는 생리활성 물질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포함돼 주목을 받고 있다. 맥널티는 그린빈을 활용한 커피 제조방법으로 최근 정부 특허를 받았다.

이 대표는 "여성 소비자가 많은 올리브영 특성상 다이어트 커피 같은 기능성 식품에 관심이 많은데 우리 회사의 사업 전략과 맞아 떨어진다"며 "그린빈 커피와 파우더 등을 개발·판매하는 방안을 올리브영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젊은 소비자 취향과 커피 산업 트렌드(흐름)에 맞춰 유니크(독특한)한 제품을 앞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커피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를 대상으로 원료를 제공하고 커피 제조 관련 교육을 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다만 프랜차이즈 사업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높은 임대료 등을 고려하면 성공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그는 커피사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런 충고를 남겼다. 

"무모한 투자는 실패로 이어집니다. 제가 커피 사업을 벌인 것도 성공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죠. 회사 설립 전 시장 조사차 방문한 미국의 소비자들이 원두커피를 즐기는 것을 보고 한국에도 원두커피 열풍이 불 것이라고 예감했습니다. 사업은 현실이고 확신이 들 때 투자를 단행해야 합니다"



m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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