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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현주 트라우마"…영화계 뒤흔든 성폭행 파문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8-02-07 18:40 송고 | 2018-02-08 10:22 최종수정
이현주 감독 © News1/SBS '청룡영화상' 캡처
이현주 감독 © News1/SBS '청룡영화상' 캡처

이현주 감독의 성폭행 사건 파문이 더욱 크게 번지고 있다. 피해자에 이어 그와 함께 영화 '연애담'에서 함께 한 조연출이 평소 이현주 감독의 폭력적인 언어 등에 대해 폭로했기 때문이다.

'연애담' 조연출 감정원씨는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연애담' 촬영 당시 연출부들에게 폭력적인 언어와 질타를 넘어선 비상식적인 행동들로 인해 몇몇은 끝까지 현장에 남아있지 못했다"고 이현주 감독의 성품에 대해 폭로했다.
그는 "이현주 감독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겪고 수차례 상담을 받은 스태프가 있었으나 무사히 촬영을 끝마쳐야 한다는 생각, 영화 현장에 있다 보면 겪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저는 침묵했다"면서 "'연애담' 이후 저는 피해자 감독님의 영화의 조연출로도 참여했다. 촬영 기간 동안 재판 과정을 지켜 봤고 프리프로덕션 과정에서부터 촬영까지 몇 차례의 재판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성소수자 라는 이름 하에 더 이상의 변명과 권리를 행사하려고 함을 이제는 침묵할 수 없다. 폭력은 젠더와 무관하며 피해자는 여전히 트라우마 속에 갇혀있다. 씁쓸한 마음과 침묵을 반성하며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담아 이 글을 남긴다"고 적었다.

이현주 감독의 사건은 피해자 A씨와 약혼자B씨의 폭로를 통해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현주 감독이 술에 취해 의식이 없는 자신에게 유사성행위를 시도했다며, 이후 그를 고소하고 약 2년간 법적 공방을 벌여온 사실을 알렸다. 이현주 감독은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 받았으며, 이후 "여전히 무죄라 주장하고 싶다"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현주 감독은 입장문에서 A씨에게 했던 행위가 "합의된 성관계"라고 주장하며 "수사단계부터 대법원의 판결에 이르기까지 제발 성 정체성에 대한 편견 없이 사건의 실체에 대해서 판단해 달라고 수없이 부탁드렸다. 당시 일에 대해서 피해자가 동의한 것으로 볼 만한 증거들이 다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판결문 그 어디에도 저희가 주장했던 점에 대한 판단은 없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감독의 입장문 발표 후 피해자A씨 역시 다시 한 번 장문의 입장문을 올렸다. A씨는 "한 달 후에 갑자기 신고를 한 것이 아니라 사건 이후 신고하기까지 약 한달 동안, 사과를 받기 위해 두차례 더 내가 먼저 전화를 했고 사과는커녕 내 잘못이라고 탓하는 얘기만 들었다"고 폭로했다.

이어 "당신의 그 길고 치졸한 변명 속에 나에 대한 사죄는 어디에 있는가? 순수한 마음으로 당신을 응원한 영화팬들에 대한 사죄의 말은 어디에 있는가? 내가 몹쓸짓을 당했던 그 여관이 당신의 영화에 나왔던 그곳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을 때 느낀 섬뜩함을, 당신의 입장문을 읽으며 다시금 느꼈다"고 심경을 고백했다.

이후 영화진흥위원회는 두 사람의 사건을 조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 법의 판결에 이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영진위 소속 한국영화아카데미 측은 7일 뉴스1에 "당사자가 졸업생이지만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고 관련인들과 대면할 것도 있다. 후속 피해를 예방하고자 하는 목적이 가장 크다"고 진상조사의 이유를 밝혔다.

더불어 '연애담' 배급사 인디플러그는 같은 날 "'연애담' 이현주 감독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피해자의 고백을 마주하고 본 배급사 역시 당혹과 충격을 감출 수 없습니다"라며 "인디플러그는 본 사건을 기사 보도로 확인하였습니다. 배급사 전 직원은 현재 사건에 대해 거듭 논의 중이며, 이 과정에서 무거운 책임과 반성을 공유하였습니다. 이에 피해자와 관객 여러분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폭로와 사과, 진상조사 등으로 커지고 있는 이현주 감독의 성폭행 사건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 법의 판결을 받은 사건인 만큼, 영진위진상조사 결과의 내용에도 영화계 눈과 귀가 쏠릴 예정이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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