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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방남, 文대통령 '평창구상' 탄력…북미접촉 주목

靑, 김여정 방남에 "의미 더 커" 반색…"무게있는 대화"기대
靑핵심관계자, '북미접촉' 관련 질문에 "조심스럽게 타진"

(서울=뉴스1) 김현 기자, 서미선 기자 | 2018-02-07 17:59 송고
2017년 4월 여명거리 개장식 참석한 김여정. 2018.2.7 로이터/뉴스1
2017년 4월 여명거리 개장식 참석한 김여정. 2018.2.7 로이터/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오는 9일 방남하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 명단에 포함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의 로열패밀리인 이른바 '백두혈통' 중에서 김 부부장이 처음으로 방남함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그려왔던 '평창구상'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7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은 이날 오후 통지문을 통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고위급대표단 명단을 통보했고, 명단에는 김여정 제1부부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포함됐다.

북한 정권 수립 이후 로열패밀리인 이른바 '백두혈통' 일원이 한국을 공식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내에선 김여정 부부장의 방남 소식이 전해지자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김여정 부부장을 포함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 명단과 관련, "평창올림픽 축하와 함께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려는 북쪽의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며 "김여정 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으로, 노동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에 그 의미가 더 크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김여정 부부장이) 온다는 것 자체가 북한이 현재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열리는 국제 외교무대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임하는지 알 수 있다"며 "(고위급 대표단 명단을) 이렇게 구성하는 것 자체가 우리를 포함해 국제사회에 주는 시그널이 클 것이다. 우리가 놀라고 있는 것처럼 국제사회도 놀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관심은 문 대통령과 김여정 부부장이 언제 만남을 가질지에 쏠리고 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하게 되면 오는 9일 열리는 리셉션과 개막식 등을 통해 문 대통령과 김여정 부부장이 자연스럽게 조우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식적으로 봤을 때 (김여정 부부장도) 리셉션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김영남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별도의 만남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김여정 부부장이 북한 대표단의 일원으로 함께 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이 핵심관계자는 "통일부에서 밝혔듯이 판문점 접촉을 통해 어떤 형식으로, 어떤 내용을 갖고 만날지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나 구두메시지를 직접 전달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 김여정 부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혼자 올 때보다는 훨씬 더 비중있는 역할을 갖고 올 것이고, 저희들하고 대화를 나눌 때도 훨씬 더 무게감 있는 얘기가 오가지 않겠느냐"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김 부부장의) 기용 위치나 속도로 봐서 김여정이라는 사람이 갖고 있는 역량 자체가 낮아보이지 않는다"면서 "특히 가족 중 첫 번째 방남이라고 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띠고 오는데 선택됐다는 것은 상당한 권한과 역량을 갖고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서로간 솔직한 대화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조직에 충실한 사람이고 솔직한 편이기 때문에 김영남 상임위원장에게서 나오는 얘기를 무시할 수 없지만, 김여정 부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이라는 게 갖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틀림이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여정 부부장의 방남을 계기로 북미 접촉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북미대화의 분위기로 이어질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그간 북한을 향해 "(평창올림픽에)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는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전달하러 가는 것"이라는 등 강경한 메시지를 내왔지만, 6일(현지시간) 아시아로 향하는 항공기 급유를 위해 들린 알래스카에서 "북한 대표단과의 교류에 관해 어떤 만남도 요구하지 않았다"면서도 "나는 어떤 만남도 요청하지 않았지만, 무슨 일이 있을지 두고보겠다"라고 북측과의 접촉 가능성은 열어두는 모양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펜스 부통령 쪽의 멘트가 조금 달라지기 시작하지 않았느냐. (미국도 김여정 부부장의 방남을) 알고 있었다고 본다"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리셉션장에는 16개국 정상과 정부대표단이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만남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우리의 중재역할과 관련해 "양 당사자가 있는 문제라 저희가 일방적으로 할 순 없는 것"이라면서도 "양 당사자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 있도록 저희가 조심스럽게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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