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여자아이스하키팀 창단 '신의 한수 vs 정치 꼼수' 논란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2018-01-24 07:00 송고
염태영 수원시장이 23일 오후 충북 진천군 진천국가대표선수촌을 방문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격려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염 시장은 수원시 여자아이스하키 실업팁 창단을 발표했다. (수원시 제공) 2018.1.23/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염태영 수원시장이 23일 오후 충북 진천군 진천국가대표선수촌을 방문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격려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염 시장은 수원시 여자아이스하키 실업팁 창단을 발표했다. (수원시 제공) 2018.1.23/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이 국내 최초로 여자 아이스하키팀 실업팀 창단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찬반 논란이 불거졌다.

찬성 쪽은 '빙판의 우생순'(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신화를 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염 시장의 '신의 한수'라고 극찬했다. 반면 반대 측은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치 꼼수'라고 비판했다.
24일 수원시와 수원시의회, 체육계 등에 따르면 염 시장은 전날 오전 11시30분 시청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자 아이스하키팀 실업팀 창단을 전격 발표했다.

염 시장은 "'팀 창단은 선수 모두의 꿈이자 희망이다' '실업팀 하나 없어 올림픽 후 선수들이 돌아갈 곳이 없다'는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의 간절한 소망과 애환을 전해들었다"며 "수원시는 이 같은 안타까운 소식을 외면 할 수 없었다"고 창단 배경을 밝혔다.

이어 "팀창단 초기 비용 7억~10억원, 연간 운영비 15억원 가량의 시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체육회 소속 14개 직장운동경기부 운영비(120억원)의 10% 안팎이다. 제2의 우생순을 꿈꾸는 선수들의 땀과 열정에 투자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평창올림픽 평화유산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염원을 담았다는 게 염 시장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시 내부와 체육계 등에서는 '신의 한수'라는 극찬이 나왔다.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의 오랜 바람을 이루고 그 고충을 해소하는 역할을 수원시가 먼저 해냈다는 평가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남북공동팀 구성에 따른 여론이 나빠진 이유 가운데 하나가 '그동안 갖은 고생을 다 했는데 그런 선수중 출전 못할 선수가 있다'는 우려였다"며 "청와대 입장에서도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 공무원도 "자칫 '정치적인 쇼'로 보여질 수도 있지만 염 시장이 여자 아이스하키팀 창단을 발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2020년 완공(영통구 하동)되는 아이스링크가 컸다"며 "평창과 강원도를 제외하고 동계올림픽의 최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염 시장의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수원시 여자 아이스하키 실업팀 창단 철회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수원시의회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소속 시의원들. © News1
수원시 여자 아이스하키 실업팀 창단 철회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수원시의회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소속 시의원들. © News1


반대로 지역 정치권에서는 3선 도전에 나선 염 시장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발표를 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수원시의회 자유한국당·국민의당 시의원들은 염 시장의 창단 발표 기자회견 후 4시간 만인 23일 오후 3시30분 시의회 세미나실에서 '창단 철회'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염 시장의 창단 발표는 급조된 것"이라며 "지방선거를 겨냥한 포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전 의회와 소통이나 협의가 전혀 없었다"며 "의회를 무시한 처사이자 정치적 꼼수"라고도 비난했다.

예산문제도 꼬집었다.

회견에 나선 시의원들은 "현재 수원시 체육회 230억원, 풋볼클럽(FC) 79억원, 여자축구 25억원으로 약 3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며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굳이 수원시가 정부 차원에서 해야 할 아이스하키팀 창단을 왜 책임져야 하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여자 아이스하키만을 위해 지원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수원시가 투자해야 할 체육시설을 지원해 주고 시는 팀을 운영하는 비용을 내게 되는 형식이 될 것"이라며 "창단과 관련한 비용은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향후 운영 또한 최소 부담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의회와의 소통부재 지적에 대해서는 "염 시장이 사전에 시의회 의장과 소관 상임위원장 등과 만나 설명을 하고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를 구한 뒤 창단 발표 기자회견을 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sun0701@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