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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아' 트럼프, 다보스포럼 질서도 뒤흔들까

세계경제포럼(WEF) 23~26일 다보스서 개최
'미국우선주의' 강조 전망…포럼 맥락과는 동떨어져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2018-01-23 12:29 송고 | 2018-01-23 12:31 최종수정
2018년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는 다보스 현장. © AFP=뉴스1
2018년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는 다보스 현장.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부터 26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누구보다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시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사흘간 미 연방정부가 닫혔던 셧다운(일시 업무중단) 사태가 일단 수습돼 트럼프 대통령의 다보스행(行)은 가능해졌다. 그리고 이를 앞두고 무역전쟁의 서곡까지 울렸다. 바로 수입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한 것이다. 미국 대통령 참석은 18년만이기도 하다.
세이프가드 자체가 보호무역을 모두 상징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 일부인 건 틀림없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표방하고 있는 원칙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이다. 그건 경제에서든 사회에서든 정치와 외교에서든 자국 이익을 우선으로 하겠다는 것이며, 결국 보호무역을 포함한다. 각종 무역협정들을 재협상하겠다거나 파기하겠다고 나서는 건 바로 그래서다.

로버트 라이트하우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노동자들과 농업인, 기업인들을 언제나 방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통상적인 다보스 포럼의 기조와는 맥을 달리하는 것이다. '분절된 세상, 공동의 미래 창조(Creating a Shared Future in a Fractured World)'인 올해 포럼의 주제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금까지의 언행은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자유주의와 탈규제, 세계화 등 신(新)자유주의 노선을 분명히 하는 다보스 포럼 참석자들을 비판하면서 '문명의 충돌' 저자 새뮤얼 헌팅턴은 이들을 '다보스 맨'(Davos Man)이라 지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정의로도 '다보스 맨'이라 보기 어렵다.

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펼쳐지고 합리화할 경우 어떤 분위기가 연출될지는 예상하기 쉽지 않다. 공식적인 일정으로는 오는 26일 폐막 연설을 담당할 예정이지만 발언 기회는 트위터를 포함해 얼마든지 주어진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목은 받겠지만 참석하는 글로벌 엘리트들이 그의 메시지에 크게 귀기울이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하니웰 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코트는 "누가 뭐라 하는 것이 우리가 하는 것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것은 아니다"라고 간접적으로 언급했고,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CEO도 "매우 이성적인 사람이 사고와 정책을 일치시킬 때 사려깊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투기와 투자 사이를 교묘하게 오가는 조지 소로스도 다보스에 자주 출연하는 인물. 소로스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사기꾼'(con man)이라 평가한 터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와 함께 주식시장 호황 등을 배경 삼아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줘도 콧방귀를 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그는 "불확실성이 절정에 달해있다. 불확실성은 장기 투자에 있어 적이다"라면서 "시장은 그리 잘 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사람들은 여전히 축배를 들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랠리를 지배할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참석에서 분명히 하고자 하는 또다른 것은 '미국의 힘'이다. 중국이 대적하는 세력으로 부상한 것은 미국에 있어 눈엣가시다. 호시탐탐 미국의 빈틈을 노리고 있는 중국이다. 특히 지난해 포럼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참석해 큰 주목을 끌었다.

올해는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참석하며 재계에선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과 류창둥(劉强東) 징둥(京東)그룹 CEO 등이 자리한다. 중국의 세일즈 포인트는 아무래도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서방 국가들이 적극 참여 의사를 나타내주는 것과 중국의 힘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에겐 날씨 때문에 반대 집회가 취소된 것은 호재(?)라면 호재.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은 반(反)트럼프 세력에게도 열린 마음을 당부했다. 

슈밥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적으로 가장 힘이 센 나라에서 극적으로 당선된 사람임을 잊지 말자. 협력 없이는, 미국에 대한 긍정적인 접근 없이는 진전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을 수 없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s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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