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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여관 화재, 노후건물·좁은 출입구 피해 키웠다

1곳뿐인 출입구서 불 시작…"폭발음 들었다" 증언도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전민 기자 | 2018-01-20 14:26 송고 | 2018-01-20 15:23 최종수정
20일 오전 서울 종로5가 여관 화재현장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이날 새벽 3시께 서울 종로구 종로5가의 한 여관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5명이 숨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여관 건물 1층에서 시작된 화재로 5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 당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2018.1.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20일 오전 서울 종로5가 여관 화재현장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이날 새벽 3시께 서울 종로구 종로5가의 한 여관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5명이 숨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여관 건물 1층에서 시작된 화재로 5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 당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2018.1.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20일 새벽 방화로 5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친 서울 종로의 여관은 출입구가 하나뿐인 노후건물인데다 내부가 좁고 출입구에서 불이 시작된 탓에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불이 난 여관은 서울 종로구 종로5가 뒷골목에 위치해 있으며 등기부등본상 1989년에 소유권이 기록돼 있다. 면적은 1층 54.55㎡, 2층 48.79㎡로 총 103.34㎡(약 31평)에 불과한 좁은 건물이다.

화재 직후 자수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유모씨(53)가 건물 출입구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는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투숙객들이 밤늦은 시각 좁은 내부를 거쳐 하나뿐인 건물 출입구를 통해 빠져나오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휘발유로 초기에 불길이 잘 잡히지 않았던 데 더해 화재 당시 프로판가스로 추정되는 물체가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인화성 물질에 따른 화재에 프로판가스까지 더해지면서 인명피해가 컸다는 의미다. 

화재가 발생한 현장을 발견하고 진압 중 신고에 나섰다는 인근 숙박업소 주인 A씨는 "소화기 8~9개를 써도 불길을 잡을 수 없었다"며 "불을 끄려다 꺼지지 않아 소방서에 신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가스버너에 쓰는 프로판 가스가 터진 것처럼 '꽝, 꽝' 소리가 여러 번 들렸다"며 "출동은 정상적으로 이뤄졌고 소방차와 호스를 대서 1시간15분 정도 걸려서 불이 꺼졌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이날 화재가 새벽 시간인 3시8분쯤에 일어난 것도 인명피해를 키웠다. 소방 관계자도 모두가 잠든 시간에 방화가 일어나면서 인명사고가 많이 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혜화경찰서는 이날 오전 3시8분쯤 해당 여관에 불을 질러 5명을 숨지게 하고 4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유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씨는 술에 취한 상태로 "여자를 불러달라"고 말하며 여관에 투숙하려 했지만 거부당하자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구입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혜화경찰서와 종로소방서 등에 따르면 불은 2층 여관건물 1층에서 발생해 1시간여 만에 진화됐으나 건물 안에 있던 10명 중 5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상자 가운데 2명은 병원에 이송되면서 심폐소생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가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m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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