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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악물고 버텨낸 김봉길호, 진짜 고비는 '다가오고' 있다

20일 말레이시아와 'AFC U-23 챔피언십' 8강전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8-01-19 06:00 송고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이 AFC 챔피언십 8강에 올랐다. 하지만 아직은 웃을 때가 아니다. 진짜 고비가 다가오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이 AFC 챔피언십 8강에 올랐다. 하지만 아직은 웃을 때가 아니다. 진짜 고비가 다가오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일단 고비는 넘겼다. 급한 불은 끈 모양새다. 그러나 아직 김봉길호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따뜻하지 않다. 어쨌든 조 1위로 조별라운드를 통과했지만, 진짜 평가는 토너먼트에서 내려질 전망이다.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지난 17일 오후 중국 쿤산의 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호주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D조 조별예선 최종 3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2승1무(승점 7), 조 1위로 8강에 오른 한국은 1승1무1패(승점 4)로 C조 2위를 기록한 말레이시아와 준결승 진출을 다투게 된다. 두 팀의 대결은 오는 20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킥오프된다.

앞선 1, 2차전의 경기력이 워낙 좋지 않았기에 적잖이 불안했던 경기다. 한국은 지난 11일 베트남과의 1차전에서 2-1로 어렵사리 승리했다. 역전승이었다. 박항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베트남 축구가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베트남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뒤집었던 과정은 팬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14일 2차전 역시 실망스러웠다. 시리아를 상대로 0-0 무승부에 그쳤는데, 공수 모두 칭찬받을 일이 많지 않았던 경기다. A대표팀 형님들도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시리아와 1승1무(1-0/0-0)에 그쳤으니 동생들만의 잘못은 아니나 '비긴 것이 다행'이라는 한숨이 들렸다.

때문에 이름값에서 베트남이나 시리아보다 앞선 호주와의 3차전은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졌다. 선수들은 앞선 경기들과는 달리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움직였으며 높은 지역에서부터 과감하게 압박하면서 상대를 당황케 했다.

이 과정에서 윤승원(FC서울), 한승규(울산현대), 조영욱(FC서울 입단 예정), 장윤호(전북현대) 등 프로 경력이나 대표팀 경험이 있는 이들이 몫을 해주면서 전반을 2-0으로 앞서 나갔다. 슈팅 숫자 11-2. 일방적으로 몰아쳤다. 그래서 스코어도 한국 쪽 우위로 손쉽게 끝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후반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새로운 45분이 열리자 호주 선수들은 달려들었고 한국 선수들은 허둥댔다. 후반 20분 이근호가 추가골을 먼저 넣어 다행이었지만, 후반 27분과 후반 31분 거푸 실점을 내주던 모습은 1- 2차전의 졸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막판 골키퍼의 선방이 없었다면 스코어는 달라질 수 있었다. 

실점을 만회하겠다는 호주 선수들의 의지만으로 바뀐 양상은 아니다. 전반에 2점차를 만드는 동안 한국 선수들의 체력은 생각보다 빨리 떨어져 있었다. 쉽게 말해 '오버페이스'였던 셈이다. 1, 2차전에 비하면 선수들의 호흡이 좋아진 게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팀으로서의 완성도는 떨어져 보이는 게 사실이다.

냉정히 볼 때 호주전 결과는 개개인이, 각자가 이 악물고 뛰면서 만들어낸 승리였다. 이날 두 번째 골을 넣는 등 시종일관 빼어난 모습을 보였던 한승규는 "앞선 2경기에서 드러난 부족한 점들을 보완해 호주전에 나섰다. 선수들끼리 미팅을 많이 했고 쓴 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는 평가를 전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절치부심도 45분용이었다.

조별예선을 1위로 통과했으나 아직은 물음표 투성이다. 뒤가 없는 외나무다리에서 펼쳐지는 토너먼트가 김봉길호의 진정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체력도 선수의 능력임을 감안해야하고 며칠 사이 체력을 회복하는 것도 또 한 그 팀의 수준이다. 아직은 벤치의 용병술도 빛을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금도 왈가왈부 많은데 만약 말레이시아라는 팀에게 덜미를 잡혀 4강에 오르지 못한다면 이 배의 미래는 보장하기 어렵다. 진짜 고비는 다가오고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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