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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 드릴게요"…대전 재건축서 '이사비' 지원 재등장

SK건설, 대전 재건축 수주전 이사비 1천만원 제시…"지역 역대 최대금액"
이사비 무상 지원 다음달 9일부터 전면 금지…위반시 입찰무효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2018-01-19 06:00 송고 | 2018-01-19 11:21 최종수정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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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대형건설사의 '고액 이사비' 지원이 대전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건설업계 스스로가 자정결의를 했지만 경쟁이 과열되면서 또다시 고액 이사비 지원 카드가 등장했다. 정부의 재건축 시공사 선정 개선안 시행을 앞두고 고액 이사비 지원이 여전히 만연한 모습이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건설과 삼호는 대전 중구 중촌동 1구역 재건축 시공권을 놓고 경쟁 중이다.

1983년 준공한 중촌주공아파트는 지상 5층 높이로 현재 500가구로 돼 있다. 재건축을 통해 지상 33층 높이 782가구로 탈바꿈한다. 이 아파트 조합은 20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지방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대전은 올해 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될 것으로 기대되는 시장이다. 이 때문에 SK건설과 삼호의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 첫 수주전인 만큼 수주에 성공하면 향후 대전 재건축사업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은 건설사 입장에서 (일반분양 물량이 적어)위험도가 낮은 주택사업으로 꼽힌다"며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서 올해 대전이 (재건축 등 정비사업)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SK건설은 150억원 상당의 특화설계는 물론 무상으로 가구당 1000만원 이사비를 지원하겠다고 제시했다. 경쟁 상대인 삼호(100만원)보다 10배 높은 수준이며 그동안 대전 재건축 시장에서 제시된 역대 최대 금액이다.

삼호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사비를 앞세웠다. 삼호가 조합에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396만원으로 SK건설(429만8000원)보다 약 30만원 저렴하다. 이에 따른 공사비 차이는 약 120억원으로 가구당 2721만원 수준이다.

두 회사의 수주 경쟁을 지켜본 지역 건설업계의 평가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SK건설이 대전에서 유례없는 이사비를 제시한 만큼 수주 의지가 강력하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나쁜 선례로 다른 재건축 사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의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삼호가 지역 재건축 재개발 사업에서 가지고 있는 나름의 위치가 있어 SK건설이 (이사비로) 승부수를 던진 것 같다"며 "1000만원의 금액이 서울에서는 큰 금액이 아니나 대전에서 제시된 최고 금액이라 지역 건설업계가 놀랐다"고 전했다.

서울 반포 주공 1단지 전경. (뉴스1 자료사진)© News1 허경 기자
서울 반포 주공 1단지 전경. (뉴스1 자료사진)© News1 허경 기자

◇무상 이사비 지원 다음달 9일부터 금지…위반시 입찰 무효

고액 이사비 무상 지원은 지난해 하반기 강남 재건축을 달궜던 논란거리였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7000만원의 이사비를 무상으로 지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까지 나왔다. 

논란은 위법성 문제로 불거졌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까지 단속에 나섰다. 

이사비 지원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안은 현재 행정예고 중이며 다음달 9일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다음달 9일 이후부터는 건설사가 조합원들에게 이사비를 무상 지원하는 것이 금지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입찰 자체가 무효 처리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음달 9일 고시 전에 건설사에서 제시하는 무상 이사비 지원은 현재 가능하다"면서도 "최근 지자체 담당자들에게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이사비 지원에 대해 (해당 건설사로부터) 내역서를 받아 꼼꼼하게 살피고 (문제가 있으면) 시정조치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전 중구청 관계자는 "이사비 1000만원 무상 지원이 대전에서는 첫 사례여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금액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별다른 시정조치를 내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yagooj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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